◀ 앵커 ▶
환율 투자라며 회원들을 모아 실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20대 일당 3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합법적으로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1년 동안 만 명 넘게 가입을 했는데 실제 돈을 번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20대 업주 3명은 1년 만에 백억 원 넘게 벌었고 수억 원대 고급차를 타고 다니며 호화 생활을 해왔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인천 서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4억 원대 고급 외제차에서 경찰들이 증거물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20대 남성 김 모 씨의 차량입니다.
[경찰관]
"<차량에 XX 하나 있지?> 네, 있습니다."
김 씨를 포함한 일당 3명은 'FX 마진 거래', 즉 두 나라 통화를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얻는 금융 거래 사이트를 꾸며놨습니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당국의 허가를 받은 정상적인 진짜 거래소가 아니라 불법 도박을 하는 가짜 사이트였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년 동안 모집한 회원만 1만 명.
20대부터 40대까지 직장인과 주부,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SNS 광고를 보고 몰려들었습니다.
환율이 오르내리는 걸 맞히면 베팅금의 1.87배를 받고, 틀리면 베팅금을 전부 날리는 방식입니다.
모두 20대인 업주 3명은 베팅에 실패한 사람 돈을 이긴 사람에게 주고 수수료 13%까지 챙겼습니다.
[김성택/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잃은 사람의 돈을 100% 딴 사람에게 주고 그중에서 딴 사람의 돈 13% 수수료를 취하고 그럼 본사(일당)에 부담될 게 없습니다."
업주들은 1년 만에 무려 118억 원을 벌어 7억 원가량의 고급 외제차 3대를 타는 등 호화생활을 했습니다.
이렇게 FX 마진거래를 빙자한 도박사이트는 최근 2년 동안 적발된 곳만 5군데인데 회원수 16만 명에 거래 대금은 1조 원이 넘습니다.
[도박사이트 광고 유튜브]
"합법적인 재테크이기 때문에 조작이 안 됩니다. 보이시죠. 3억 5천372만 원이 됐습니다."
정상적인 외환 투자로 알고 가입했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박 모 씨/FX마진거래 도박사이트 회원]
"투자 같은 개념인가 보다 해서 가입을 했어요. 몇 번 하다가 마이너스가 나니깐 본전을 찾고 그만해야겠다 하는데 계속 마이너스(손해)가…"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FX마진 거래소는 모두 불법이고, 허가를 받았는지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MBC 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허원철 / 영상편집: 양홍석 / 영상제공: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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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상재
무늬만 '외환 거래' 도박사이트…118억 챙겨 '흥청망청'
무늬만 '외환 거래' 도박사이트…118억 챙겨 '흥청망청'
입력
2021-06-17 20:41
|
수정 2021-06-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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