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불이 시작된 게 어제 새벽 5시 반, 아침만 해도 불길을 잡았다 했고 실제로 낮 시간 동안 계속 연기만 피어올랐습니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질 무렵 숨어 있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거대한 불길로 커졌고 어제 밤사이 지상층은 탈 건 모두 타버리고 뼈대만 남았습니다.
축구장 15개 면적에 빼곡하게 쌓여 있던 상품과 포장용품이 불쏘시개가 된 건데요.
MBC가 입수한 도면을 통해서 김건휘 기자가 이번 화재를 분석해드립니다.
◀ 리포트 ▶
어제 새벽 5시 20분쯤, 이번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2층 CCTV 영상입니다.
철제 선반 윗부분에 있는 콘센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금세 불꽃이 일어납니다.
[공하성 교수/우석대 소방방재학과]
"전선과 콘센트가 접촉불량이 생기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때 그 전선과 콘센트 간의 접촉불량이 생기면 전기 불꽃이 많이 일어납니다."
16분 뒤 신고가 접수됐고 2시간여 만에 초진에 성공한 듯했습니다.
하지만 3시간 만인 오전 11시 반쯤 불길이 갑자기 되살아났습니다.
선반에서 물건들이 쏟아지면서 잔불이 옮겨붙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어제 저녁 6시 반쯤부터는 시뻘건 화염이 건물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빽빽하게 선반이 들어차 동선이 복잡한 물류창고의 내부 구조 때문에 진화가 지연됐습니다.
MBC가 확보한 물류센터 지하2층 도면입니다.
넓은 창고 시설엔 철제 선반들이 다닥다닥 줄지어 서 있고, 이 선반들 사이 통로와 빈 공간들에도 물건들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해 소방관들이 진입하는 것도 힘겨웠던 겁니다.
[박수종/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물건이 들어오면 지게차로 들어와서 종류별로 구분하기 전까지는 통로에 적재할 수도 있거든요. '미로'라고 해서 미로책에 나오는 그런 미로를 연상하지 말고…"
게다가 쌓인 물건들에도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시커먼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조차 안 됐습니다.
[이창우 교수/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이렇게 시커먼 연기가 나는 곳에서 소방대가 내부로 들어갔다고 한다면 앞을 보기도 힘들어요. 앞도 안 보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 중 한 곳인 이 물류 센터에 잘 타는 물건들이 워낙 많이 쌓여있다 보니 화재는 이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팡 덕평 물류센터 노동자]
"거기에 오만가지가 다 있으니까. 타는 제품도 있고. 비닐류도 있고. 옷도 있고. 책도 있고. 그리고 기름 종류도 있잖아요."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게 스프링클러가 꺼져있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지만 소방당국은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김희건 / 영상편집: 조기범 / 3D 그래픽: 이승연, 천민혁 / 영상제공: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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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가득 쌓인 물건들 쏟아지며…꺼진 불 다시 활활
가득 쌓인 물건들 쏟아지며…꺼진 불 다시 활활
입력
2021-06-18 19:56
|
수정 2021-06-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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