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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타는 자재 써도 커진 불…스프링클러가 약해서?

안 타는 자재 써도 커진 불…스프링클러가 약해서?
입력 2021-06-19 20:06 | 수정 2021-06-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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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물류창고에서 이렇게 큰 불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그때마다 항상 문제가 됐던 게 건축 자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다릅니다.

    건축자재에 문제가 없었고, 스프링클러도 정상 작동됐는데요.

    그럼 왜 막지 못한 걸까요.

    임상재 기자가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8년 1월, 무려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같은 해 12월 서이천 물류창고에서 또 불이 나 8명이 숨졌습니다.

    참사는 12년 넘게 반복됐습니다.

    작년 4월 또 물류창고에서 38명이 숨진 겁니다.

    이제껏 물류창고 화재는 '닮은 꼴'이었습니다.

    창고를 용접하다 불씨가 튀어 시작됐고,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과, 유독가스를 내뿜는 단열재 우레탄폼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6년 완공된 쿠팡물류센터는, 샌드위치 패널이 아닌 콘크리트로 지어졌고 단열재도 잘 타지 않는 유리섬유를 썼습니다.

    큰 인명피해는 피했는데, 그래도 3일 내내 창고를 태운 대형 화재까지 막진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콘센트에서 시작된 이번 화재는, 초기 대응만 빨랐어도 피해가 크게 줄었을 거라고 지적합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전기적 요인은) 불꽃 같이 이런 것들이 튀는데요. 주변에 또 다른 가연물로 옮겨붙고 이런 과정들이 있거든요. 이러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해요."

    물류창고 특성에 맞춘 소방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가령, 스프링클러의 설치대수 뿐 아니라, 실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그 성능까지 엄격하게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쿠팡물류센터에는 종이나 비닐로 포장된 1천 6백만개 택배물량이 쌓여있었고, 천장 높이도 10미터나 됐습니다.

    스프링클러가 물을 뿌려도 높이 쌓인 물건들의 윗부분만 적실 뿐입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창고에는) 가연성 물질이 워낙 많아요. 그만큼 그걸 끌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아야죠. 같은 시간에 월등히 많은 양의 물이 떨어져줘야돼요. (스프링클러) 헤드가 조금 더 유량이 큰 걸 쓰고…"

    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옵니다.

    창고는 물건을 쌓거나 옮기기 편하도록, 벽이나 방화문을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불길이 번지기 쉬운 구조인만큼, 느슨하게 적용된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MBC 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허원철/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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