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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부터 시계까지 불법촬영…한국만 '콕' 집어 보고서까지

액자부터 시계까지 불법촬영…한국만 '콕' 집어 보고서까지
입력 2021-06-21 20:21 | 수정 2021-06-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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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하루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불법 촬영 범죄, 얼마 전엔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한국의 디지털 성 범죄에 관해서 무려 96페이지에 달하는 심층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엔 성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직장 상사가 선물한 탁상 시계, 한 달 뒤에야 몰래 카메라인 걸 알았다."

    "전 남자 친구가 다른 사람의 나체에 내 얼굴을 합성해 연락처와 함께 퍼뜨렸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가 지난 5년새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헤더 바/ 휴먼라이츠워치 여성권리국 디렉터]
    "(한국 여성들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사건은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몰래 카메라가 많다는 점이에요. 사람들이 굳이 돈을 주면서까지 그런 영상을 사서 본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그러면서 경제 수준에 비해 뒤처진 '성 평등 인식'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마트폰 보유율과 가장 빠른 인터넷을 갖추고 있지만, 성 평등 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겁니다.

    [헤더 바 / 휴먼라이츠워치 여성권리국 디렉터]
    "(세계경제포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성 평등 지수는 시에라리온과 기니 사이에 있었어요. 시에라리온과 기니는 GDP가 한국의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한국에서는 '성' 자체가 어떤 낙인처럼 작용해요."

    부족한 성 평등 인식은 성범죄 처벌에서도 드러난다고 꼬집었습니다.

    지난해 재판에 넘겨진 불법촬영 사건 중 73%는 1심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가해자의 미래가 유망하다, 최근에 결혼했다 등의 사정이 양형에 반영됐습니다.

    심지어 증거 수집과 촬영물 유포를 막는 것도 모두 피해자의 몫이었습니다.

    "(불법 촬영물 때문에) 피해자가 이사를 해야 했고, 직장을 잃었고…정말 심각하게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은 행동이죠. 이 사건에서 제가 가장 놀란 건 가해자가 그저 벌금형만 받았는 것이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우리 정부에 수사 기관에 디지털 성범죄 전문 인력을 늘리고, 가해자에게 불법 촬영물 삭제 의무를 지울 것 등을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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