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하나 은행이 정부의 코로나 19 대출 사업을 대행 하면서, 마치 은행 돈 빌려주는 것 처럼 이른바 갑질을 한다고 얼마 전,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 때, 하나 은행은 본사 지침이 아니라 직원의 실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MBC 확인 결과, 대출해 줄 때 은행 상품을 얼마나 끼어 팔았는 지를 지점과 직원들 점수로 매기는 게 본사의 평가제도 였습니다.
직원들은 그걸 따랐던 겁니다.
먼저, 김민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코로나 대출을 받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은행을 찾아간 카페 사장.
은행 직원은 꺾기 영업을 했습니다.
본사 지침이라고 했습니다.
[이OO/카페 운영]
"이건 본사 지시 사항이라서 자기네들도 결제계좌를 바꿔주지 않으면 대출 자체가 안나간다고 말씀하시는거예요."
하나은행은 본사 지침이 아니라, 직원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정말 그럴까?
하나은행이 올해초 각 지점에 내려보낸 실적 평가표입니다.
각 지점의 실적을 항목별로 평가해 1년에 두 번 순위를 매깁니다.
만점은 1,100점.
그런데 그 중 100점이 기업손님 지수입니다.
기업손님은 법인이나 소상공인들입니다.
대출, 퇴직연금 가입, 노란우산 공제, 카드결제 계좌 변경까지 촘촘하게 항목을 나눠 점수를 배정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이런 실적을 많이 올릴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겁니다.
정부가 보증하는 코로나 대출도 예외가 아닙니다.
절박한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사실상 끼워팔기 영업을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은행 직원]
"그냥 안쓰럽고 미안하긴 하지만 또 저도 영업을 해야 되니까. 매번 매일 보고를 해야 되기 때문에 매일 (실적을) 빵, 빵으로 올릴 수는 없잖아요."
하나은행은 하반기에도 거의 똑같은 실적 평가표를 운용하겠다며, 각 지점들에 내려보낼 계획입니다.
[김관우/하나은행 새노조 위원장]
"생사의 존폐 위기에 놓여 재단 보증서 대출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부수거래를 권유해야 되는 이런 평가제도가 하반기에도 계속돼야겠습니까!"
하나은행은 "지점 실적 평가표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업 실적을 평가했을 뿐, 무리한 끼워팔기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이관호/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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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찬
[단독] '대출 끼워팔기' 직원 실수라더니…하나은행 '본사' 문건 나왔다
[단독] '대출 끼워팔기' 직원 실수라더니…하나은행 '본사' 문건 나왔다
입력
2021-06-22 19:47
|
수정 2021-06-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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