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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대장이 회의 석상에서…"성추행 피해자 우리 부대 온다"

[단독] 대대장이 회의 석상에서…"성추행 피해자 우리 부대 온다"
입력 2021-06-23 20:04 | 수정 2021-06-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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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군 중사 성폭력 피해 사건과 관련해서 2차 가해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전출을 갔던 부대에선 '성추행 피해자가 온다'면서, 대대장과 중대장이 앞장서서 피해 사실을 유포하는가 하면, 군 경찰은, '용서 안 해주면 죽어버리겠다'는 가해자의 협박성 문자를 '사과'라고 판단해서 방치했고, 결국 2차 가해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건이 일어난 부대에서 두 달 넘게 회유와 협박에 시달리다 부대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던 故 이 중사.

    하지만 새 부대에 와 보니 이미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 수사 결과, 이 중사가 오기 일주일 쯤 전 대대장이 주간회의 시간에 "성추행 피해자가 오니 조심하라"고 부대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틀 뒤엔 중대장이 "20비행단에서 있었던 일을 알려고 하지 마라, 다친다"며 관련 사건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대대장은 '배려하고, 잘 해주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2차 가해로 이어졌습니다.

    한 부대원은 "여기서 잘못하면 도로 20비행단으로 돌아가야죠?"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고 유족은 주장했습니다.

    결국 이 중사는 새 부대로 출근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등졌습니다.

    [김정환/유족 측 변호사]
    "지휘관이나 사건과 관련된 인원들의 경우에는 비밀을 유지하면서 피해자를 배려하게 돼 있는데, 오히려 피해 사실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했다고 하면 그건 심각한 피해가 되겠죠."

    군사경찰의 황당한 부실 수사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초동 수사를 맡았던 군사 경찰은 가해자인 장 중사를 불구속 수사했는데, 그 이유가 장 중사가 보낸 "용서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사과'라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피해자가 '협박'으로 받아들인 문자를 군경찰은 '사과'라고 멋대로 해석한 셈입니다.

    군 경찰은 이 중사가 직접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CCTV도 전혀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부실 수사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지금까지 입건된 군 경찰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굉장히 신속하게 강제수사가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사 책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우려되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국방부의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군검찰 수사심의위는 공군의 사건 축소 보고 의혹과 관련해 감찰이 아닌 수사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김경배/영상편집: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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