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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처럼 내리꽂힌 우박에 밭·과수원 아수라장으로

총알처럼 내리꽂힌 우박에 밭·과수원 아수라장으로
입력 2021-06-23 20:27 | 수정 2021-06-2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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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남과 충북 등 전국 곳곳에 갑작스레 우박이 쏟아지면서 한창 자라고 있는 농작물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모레까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돌풍과 우박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서, 대비를 잘 하셔야겠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저녁 충북 충주의 한 마을입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에 나무가 꺾어질 듯 흔들리고 파라솔은 날아가 버립니다.

    하늘에서는 새하얀 얼음덩어리가 무섭게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지름 2cm에 달하는 우박이 순식간에 마당을 가득 채웁니다.

    거센 비바람을 동반한 우박이 총알처럼 내리꽂히면서, 곳곳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오늘 오전 충북 충주의 한 고추밭.

    갈기갈기 뜯긴 잎사귀가 바닥에 나뒹굽니다.

    한참 영글어야 할 옥수수는 줄기가 온통 갈라졌습니다.

    [손광길/밭작물 재배 농가]
    "이게 주위에서는 그래도 제일 좋다 그랬던 고추거든요. 그런데 한순간에 그냥 이게, 20분 사이에…"

    과수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수확을 앞둔 복숭아 열매 곳곳이 움푹 패이고, 멍들었습니다.

    봄철 냉해를 견뎌내고 농작물이 이제 쑥쑥 자랄 시기인데, 갑작스레 우박이 쏟아지면서 과일을 모두 버려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농민들은 주저앉고 싶은 심정입니다.

    [백건현/복숭아 재배 농가]
    "복숭아가 한창 크는 시기에 (우박을) 맞았는데, 커서 익어도 시커멓게 되고 썩는 게 나오는 겁니다."

    불과 20분 동안 내린 우박으로, 충북에서만 140헥타르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경남에서도 밤사이 내린 우박에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과수원엔 봉지째 떨어진 배들이 나뒹굴고, 대파는 허리가 부러져 못쓰게 됐습니다.

    특히 줄기가 약한 밭작물들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이근석/경남 합천군 신소양마을 이장]
    "요것(고추) 뿐만 아니라 참깨, 콩, 고구마 잎이 넓은 건 다 망해버렸어요. 밭농사가."

    우박은 예측이 어렵고 뾰족한 대비책도 없습니다.

    기상청은 모레까지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돌풍과 함께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습니다.

    MBC 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 박경종(경남) / 영상제공: 박연철·백준하 (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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