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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복지' 다짐했는데…반복되는 '사각지대 비극'

'찾아가는 복지' 다짐했는데…반복되는 '사각지대 비극'
입력 2021-06-24 20:09 | 수정 2021-06-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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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사건은 발달 장애인 아들이 어머니의 시신과 함께 지냈던 '방배동 모자'의 사연과 여러 모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당시에도 세상은 충격에 빠졌고, 찾아가는 복지를 하겠다면서, 떠들썩 했지만, 결국 그 때 뿐 이었는데.

    왜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건지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엄마가 5월 3일에 돌아가셨어요"

    엄마의 시신을 집에 그대로 둔 채 반년 가까이 노숙하던 발달장애인 아들,

    [정미경/사회복지사 (지난해 12월)]
    "어머니는 천국에 계시다고, 어머니의 몸은 거기에(집에) 그대로 계시다고 했어요."

    아들은 진단비조차 없어 공식적으로 장애 판정을 받지 못했고, 결국 '일반 성인'으로 분류됐습니다.

    전기료도 전화요금도 못 냈고 건강보험료는 무려 12년이나 밀렸지만, 아무도 이들의 위기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수입은 주거급여 28만원이 전부.

    우리 복지시스템이 위기에 처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처했으니 도와달라"고 찾아와야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시흥 아파트 사건도 '방배동 모자' 사건과 닮았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게 믿기지 않아, 시신을 그냥 뒀다"는 두 딸.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장애가 의심되지만, 정식 장애등급은 없었습니다.

    이들이 '복지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이들은 '일반 가구'로 분류됐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신청을 하셨다면 저희가 조사를 해서 기준에 적합하며 책정을 해서 나가거나 했었을텐데, 신청을 하신 적도 없었기 때문에 탈락을 할 것도 없었죠."

    전기료와 수도세를 장기간 못 내면, 동사무소에 통보돼 위기가정인지 살펴보지만, 이번의 경우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배려가 위기의 신호를 가렸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독촉장이) 매달 갔는데 형식적으로 간 것이고. 사람이 살고 있는데 전기를 끊는다, 수돗물을 끊는다는 건 굉장히 힘들어요."

    성긴 사회 안전망은 또다시 "필요하면 찾아오라"고만 버텼고, 이들이 언제 우리 곁을 떠났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정미경/사회복지사]
    책임자의 책임이 없는 현장에선 (좋은 정책도) 유명무실이고 탁상공론이죠. AI가 "귀하는 이런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지금은 복지부동이고…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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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허원철·김우람/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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