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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반전 운동'"…'비종교' 병역거부 무죄

"10년 이상 '반전 운동'"…'비종교' 병역거부 무죄
입력 2021-06-24 20:13 | 수정 2021-06-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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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특정 종교가 아니라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신념에 따라 군대 가는 걸 거부한 남성에게 대법원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0년 넘게 전쟁 반대 운동을 벌여 왔고 36개월 동안 대체 복무를 하겠다는 입장이라면 그 신념에 실체가 있다는 겁니다.

    곽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32살 시우 씨는 지난 2017년, 종교적·정치적 신념을 내세워 군입대를 거부했다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듬해 1심 법원은 병역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에선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내면 깊이 자리잡힌 진실한 신념에 따른 정당한 입대 거부 사유가 인정된다"는 겁니다.

    대학 시절부터 선교단체 활동을 하며 팔레스타인 침공과 해군기지 반대 등 반전 집회에 꾸준히 참여했고, '비폭력' 관련 각종 저술과 토론회 활동 등에 열성적이었다는 점 등이 인정됐습니다.

    당장 감옥에 갈 게 뻔하더라도 수년간 비폭력 반전 운동을 해온 입장에서 차마 총을 들 순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겁니다.

    대법원도 오늘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종교적 이유만이 아닌 정치적 신념을 주된 근거로 현역 입대를 거부한 사람에게 무죄가 확정된 건 처음입니다.

    [임재성 변호사/시우 씨 변호인]
    "2018년 (대법원) 판례 변경 이후에 3년 가까운 시간 만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법원을 통해서 확인된 시점이라고 봅니다."

    시우 씨가 세 번의 재판을 받은 4년 동안, 양심적 병역 거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도 큰 진전을 이뤘습니다.

    2018년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고, 같은 해 대법원도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에게 사상 처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대체역으로 편입되면 현역 군복무 기간의 두 배인 36개월간 교도소 같은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하며 병역을 대신합니다.

    시우 씨도 정부의 심사를 통과하면 본인의 희망대로 대체복무를 하게 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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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현기택 /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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