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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거부에도 계속된 추행

"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거부에도 계속된 추행
입력 2021-06-29 20:01 | 수정 2021-06-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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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군 중사 성폭력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사건 당일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저희 MBC가 유족들로 부터 전달 받았습니다.

    지난 3월 2일, 그러니까 숨진 이 중사가 성추행을 당했던 바로 그날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중사는 가해자인 장 중사에게 "내일도 얼굴을 봐야 하지 않냐' 면서 막아보려 했지만, 성추행은 최소 20분이나 계속됐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건 당일, 상사인 장 중사의 지시로 당직 근무까지 바꿔 회식에 가야했던 이 중사.

    술 자리가 끝난 뒤 부대로 돌아가는 차에 오릅니다.

    [회식 참석자]
    "**야, 부대까지 잘 갈 수 있지? 부대 빨리 찍어라."

    일행이 있는데도 추행을 시작한 장 중사는 먼저 내린 노 모 상사가 앞 자리로 옮기라는데상관에게 반말까지 해가며, 거절합니다.

    [노 모 상사 - 장 중사]
    (한 명 앞에 타.)
    "안 타도 돼."

    뒷 자리에 두 사람만 남자 더 심해진 추행.

    장 중사는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이 중사가 마치 많이 취한 것처럼 말합니다.

    [장 중사]
    "정신 차려, **아. 정신 차려봐, 정신차리라니까."

    이 중사는 수치심과 공포 속에,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일부러 말을 걸어 봅니다.

    [故 이 중사 - 장 중사]
    "장 중사님, 내일 늦게 출근하십니까?"
    (나 당연히 내일 늦게 출근하지.)

    혼잣말도 해봅니다.

    [故 이 중사]
    "나는 딱 보름달이 좋더라. 보름달은 언제 뜨려나…"

    그래도 추행이 더 심각해지자, 단호하게 거부의 뜻을 밝힙니다.

    [故 이 중사]
    "장 중사님, 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
    "…"

    최소 20분이나 강제 추행을 당한 이 중사는 차량이 부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故 이 중사]
    "**야, 나 여기서 내려주면 될 거 같아."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그냥 걸어갈 수 있어."

    그런데 약 2분 뒤, 장 중사가 갑자기 따라내립니다.

    [장 중사]
    (나 여기 세워줘라.)
    "여기서 말씀이십니까?"

    블랙박스의 마지막 장면은 장 중사가 이 중사의 숙소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입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우리 아이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 쳐서 가면서 '돌아가라, 바로 돌아가라, 됐다' 이렇게 하자 (장 중사가) '뭐? 신고할테면 신고해봐'…"

    공군은 이 중사의 성추행 신고 직후 이 영상을 확인하고도 사건을 축소하고 덮으려 했습니다.

    오늘 밤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기록과 함께 성범죄를 은폐하는 군 사법시스템의 문제점을 보도합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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