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찰의 수사 대상은 더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또 TV조선의 엄성섭 앵커, 그리고 현직 경찰 서장도 한 명 포함됐습니다.
사업가 김 씨는 정치, 연예, 스포츠 여러 분야에 친분이 있다고 과시하고 다녔는데 사기를 치기 위한 도구였던 겁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한 생활체육협회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김씨가, 정치인 이름을 줄줄이 거론합니다.
[김 모 씨]
"화환을 보내주신 OOO 대표님, OOO 의원, OOO 원내대표, 그리고 XX당 OOO 고문님께 감사드립니다."
여야 정치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고, TV조선 엄성섭 앵커는 직접 축사를 합니다.
[엄성섭/TV조선 앵커]
"김** 회장 취임 이전과 김** 회장 취임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감히 단언 말씀드립니다."
김 씨는 고향인 포항과 경북 일대에서 여러 회사를 거느린 사업가 행세를 했습니다.
작년 8월에는 자신의 렌터카 업체 명의로 슈퍼카 수십 대를 동원해 모터쇼도 열었습니다.
이 렌터카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황량한 공터에는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입구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습니다.
[포항 렌터카업체 관계자]
"빌려온 것도 있었고, 리스(차량 장기 임대)도 있었고…"
김 씨가 대표라고 하던 다른 업체, 법인등기조차 존재하지 않았고, 회사라던 주소는 허름한 주택이었습니다.
[이웃 주민]
"2년 전이지, 여기 살았어요. '렌트카 (사업) 한다' 하면서 여기 차도 몇 대 갖다놓고…"
언론재단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상임위원, 유니세프 경북지회 후원회장같이 김 씨가 내세웠던 다른 직함들도 모두 가짜였습니다.
[한국언론재단 관계자]
"<한국언론재단에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가 있나요?> 저희 건물 안에도 없고요, 산하 기관도 아닙니다."
'인터넷 언론 부회장'은 명함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A 인터넷매체 관계자]
"광고 영업을 위해서는 기업을 많이 알거나 발이 넓은 분한테는 그냥 부사장 명함을 파주기도 하니까…"
광범위한 인맥과 재력을 과시하던 김 씨가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사람은 압수수색을 당한 현직 부장검사만이 아닙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돌연 사퇴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는 골프채와 현금을, TV조선 엄성섭 앵커에게는 외제차 등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경북지역 경찰서장 역시 김 씨에게서 부적절한 접대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전 대변인은 MBC와 통화에서 "나중에 설명하겠다"고만 말했고, 엄 앵커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엄성섭/TV조선 앵커]
"여보세요, 예. < MBC 손하늘 기자라고 하는데요. 여보세요? > ……"
TV조선은 엄 앵커를 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가 친분을 과시하거나 축하영상을 보내왔던 정치인들은 대부분 MBC와의 통화에서 "식사 한 번 하거나 명함만 받은 사이"라며 "향응이나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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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지호·강재훈 / 영상편집: 신재란 / 영상출처: 유튜브 점프볼·월드투데이)
뉴스데스크
손하늘
윤석열 전 대변인·TV조선 앵커도 입건…전방위 로비?
윤석열 전 대변인·TV조선 앵커도 입건…전방위 로비?
입력
2021-06-30 19:53
|
수정 2021-06-3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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