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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도 처벌" 외쳤는데…보고서엔 "특이 반응 없음"

"2차 가해도 처벌" 외쳤는데…보고서엔 "특이 반응 없음"
입력 2021-06-30 20:05 | 수정 2021-06-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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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이후 조직적인 은폐, 방치 그러다 피해자가 스스로 삶을 정리하게 만든 사건.

    공군본부의 군사경찰이 피해자의 죽음을 단순변사로 처리하고 성폭력 사건이라는 걸 숨기려 했다는 증거가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피해자의 죽음에, "유족들이 특이한 반응이 없다"는 악의적인 허위 보고도 담겨 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다음날, 공군 군사경찰단이 공군참모총장, 즉 공군 본부에 보고한 문건입니다.

    숨진 이 중사가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라고 적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 보고 문서에는 이 중사의 이름과 나이, 임관일자 등만 적고 성폭력 피해자라는 점을 고의로 누락시켰습니다.

    공군 내부용과 외부 국방부용 보고가 다른 대목은 또 있습니다.

    공군 보고에는 '유가족 반응'이라는 별도 소제목 아래, 유족들이 "일부 부대원들이 딸에게 강제추행 가해자 선처를 요구해 힘들어했다"면서, "조사 및 처벌을 요구한다"고 적시했습니다.

    '강제추행 비호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조치사항도 담겼습니다.

    [故 이 중사 어머니(6월 29일 'PD수첩')]
    "서산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과, 사망한 사건은 별개가 아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건이니 붙여서 (조사)해달라…"

    하지만 국방부 보고 문서에서 '유가족 반응'은 전혀 다릅니다.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달라'며 애통해한다"면서도 "그 외 특이반응 없음"이라고 적었습니다.

    성폭력 사건은 물론, 2차 가해에 대한 문제 제기와 수사 요구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어떻게든 공군 안에서 뭔가 하려고 '펜스(울타리)' 친 거예요, 저기(국방부)에는 알려지면 시끄러워지니까. 이런 걸 '은폐'라고 합니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가 이미 지난 4일 압수수색으로 이 문건들을 확보해놓고도, 신속하게 수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공군 군사경찰이 중요 사실을 누락한 채 보고한 사실을 파악해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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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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