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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350억 들인 체육시설…해 지면 '암흑천지' 이유는?

[바로간다] 350억 들인 체육시설…해 지면 '암흑천지' 이유는?
입력 2021-07-01 20:29 | 수정 2021-07-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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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심충만 기잡니다.

    세금 350억 원을 들여 만든 체육공원이 해만 지면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낮에는 괜찮을까 싶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데도 청주시는 세금 300억 원을 더 들여 이 공원을 더 넓히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두 달 전 문을 연 충북 청주의 한 체육공원입니다.

    국비를 포함해 세금 350억 원을 들였는데, 해가 저물자 공원 전체가 암흑으로 변합니다.

    실내 시설은 물론 야외 축구장까지 모두 걸어 잠가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김부현/주민]
    "생각이 나서 와봤는데, 아기가 오면서 그러더라고요. 사람이 없었다고, 무섭다고. 집에 돌아가자고…"

    밤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른 공원과는 완전히 다른데, 이 체육공원이 조명하나 없이 준공됐기 때문입니다.

    이 체육시설은 서쪽으로 청주공항과 군비행장 활주로와의 거리가 1.5km도 안 되는 비행안전구역인데, 하필 여기를 체육시설 부지로 고른 게 화근입니다.

    공원 위치가 항공기 착륙 경로와 정확히 겹치다 보니 비행기 이착륙에 필요한 조명 이외에는 강한 불을 켤 수 없는 지역입니다.

    준공 직전에야 공군과 첫 협의를 시작한 청주시는 뒤늦게 대안을 찾고 있지만 항공기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 쉬운 게 아닙니다

    [김순섭/청주시 체육시설건립팀장]
    "안 되면… 글쎄요. 낮에만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거 밖에는 시설이 안 됩니다."

    그렇다고 낮에 이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날이 밝자 착륙 직전의 전투기들이 연신 머리 위로 날아다닙니다.

    거의 땅에 닿을 듯 내려앉은 전투기 소음은 100dB이 넘습니다.

    귀를 막아야 할 정도입니다.

    취재를 위해 머물던 두 시간 동안 착륙한 전투기만 20대가 넘습니다.

    [시설 관계자]
    "보통 한 10시 넘어 시작해서 계속이죠 뭐, 지금도. 심할 때는 밤에도 하죠, 야간에도."

    이렇다보니 개장 첫 달 족구장을 이용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서광원/조기축구클럽 대표]
    "심판 휘슬 소리도 알아들을 수도 없고, 선수들도 뭐 경기를 집중해서 할 수가 없고요. 일부는 귀를 막는다든가…"

    이 공원에는 원래 냄새가 심한 양돈 단지가 있었습니다.

    2013년 청주시가 이 땅을 통째로 사 들였고 국비를 가장 많이 받아낼 수 있는 체육공원로 만들었습니다.

    악취 민원을 해결하고 최대한 나랏돈을 받아내는게 목적이다 보니 조명도, 소음도 고려하지 않고 수백억의 공사를 강행한 겁니다.

    [청주시 관계자]
    "도시계획 인가 과정에서 공군에 협의를 보내서 결과에 의해 우리가 사업을 진행했어야 했는데, 누락했던 사항이 있습니다."

    이런데도 청주시는 이 체육공원에 300억 원을 더 투입해 인공암벽장과 야구장까지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바로간다 심충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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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신석호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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