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집중하라고 '특공' 줬더니…직원들은 '재산 불리기'

◀ 앵커 ▶

주거 안정을 보장해 줄 테니 일에 집중하라고 준 특공인데, 앞서 원장 사례를 보면 이런 취지는 온데간데없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비슷했는데요.

특공으론 모자랐는지 또 다른 아파트를 사들여서 재산을 불리는가 하면, 특공을 받자마자 퇴직한 이른바 먹튀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장슬기 데이터 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관세평가분류원 직원이 당첨된 또 다른 특별공급 아파트,

직원이던 이 모 씨가 2018년 4월, 3억 7천400만 원에 분양받았습니다.

[이 모 씨/관평원 '특공' 분양]
"대전 지역에 계속 제가 살았으니까. 그래서 (특별공급) 집어 넣은 거고."

지금은 가격이 치솟아 지난 2월, 같은 크기의 옆 아파트가 9억 원에 팔렸습니다.

3년 만에 5억 원 넘는 이익을 본 셈입니다.

이 직원을 찾아가봤습니다.

현재 일하는 곳은 서울의 한 관세사무소.

알고 보니, 관평원에선 퇴직한 상태였습니다.

분양받은 그 해 명예퇴직을 신청했는데, 특공 아파트는 그대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모 씨/19년 2월 명예퇴직]
"2018년도 말에 사업해야겠다 해서 나온 거지… (특공 넣을 당시에는) 퇴직 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지금은 그러면 전세주고 계신 거예요?> 그렇습니다."

작년 말, 입주를 마친 다른 아파트 단지.

분양가는 4억5천만 원이었는데, 3년 새, 9억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 당첨된 관평원 직원 5명 가운데 1명은 계약금을 치르자마자 대전에 아파트 한 채를 더 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 모 씨/관평원 '특공' 분양]
"<대전에도 거의 4개월 간격으로 하나 아파트 또 사셨던데?> 죄송합니다."

직원 김 모 씨의 경우 분양 이후 근무지를 수도권으로 옮겼습니다.

세종에서 분양받은 아파트엔 가족들만 거주하고, 정작 직원인 김 씨는 관사에 따로 삽니다.

[김 모 씨/수도권 지역 세관 근무]
"<세종시 집에서 매일 출근하시는 거예요?>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어요. <그럼 선생님은?> (수도권) 관사요."

특공에 당첨된 관평원 직원은 전체 82명 가운데 49명.

분양받은 아파트 가격은 그새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최근 실거래가와 분양가를 비교했더니 한 채에 평균 4억 1천만 원씩 올라 두배 넘게 올랐습니다.

또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입주하기도 전에 벌써 수억 원대 웃돈이 붙었습니다.

[세종시 부동산]
"피(웃돈)가 5억이요? 옛날 얘기 같은데요. 지금은 10억 밑으로 봐야겠죠."

애초에 '특공'을, 거주보단 '재산 불리기' 수단으로 삼은 셈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수사 결과에 따라 관평원 직원들의 특공 취소가 가능한지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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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소정섭, 강종수/편집:김현국/그래픽:천민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