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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로 큰 돈" 유혹…탈북자 '절반' 사기 피해

"가상화폐로 큰 돈" 유혹…탈북자 '절반' 사기 피해
입력 2021-07-03 20:31 | 수정 2021-07-0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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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목숨을 걸고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사기 범죄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가상 화폐를 이용한 다단계 사기까지 등장했는데요.

    선배 탈북자가 자신이 사기 당한지도 모르고 후배 탈북자까지 끌어들이며 피해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손령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살 때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탈북한 김현송씨.

    낯선 한국 땅에 어렵게 정착한 김 씨에게 올해 초 지인이 최신 투자 방법이라며 가상 화폐를 권했습니다.

    [김현송/탈북자]
    "그 분이 다 했어요. 앱을 깔고, 컴맹인 거예요. (저는) 식당 일밖에 한 게 없어서 농사만 했으니까. (그 분을) 믿고 또 2500만 원을 넣었죠."

    소개비도 준다는 말에 탈북자 동생에게도 알려줬습니다.

    "분명히 돈이 들어왔어요. 몇 번…한 명을 더 넣으면 소개비로 120만 원을 줘요."

    하지만 얼마 뒤 거래소는 서비스를 중단했고, 김씨는 돈을 찾을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다단계 사기였습니다.

    자신의 소개로 피해를 본 동생의 돈까지 물어줘야 했습니다.

    탈북 노인들은 더 취약합니다.

    정부 지원으로 새 휴대전화에 돈까지 준다는 하나원 동기들의 말에 따라가게 됐다는 김영심 할머니.

    [김영심(가명)/탈북자(79살)]
    "탈북자들이니까 지원해 준다고 했어요. 이북에는요 세금도 없고 다 공짜에요. 여기 와서도 공짜로 해주는가보다. 이게 인식이 들어있어요. 그래서 공짜로 준다는 걸 두려워 안해요."

    할머니도 모르는 사이 무려 6대의 휴대전화가 개통됐고, 수백만 원의 소액 결제가 연체돼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역시 다단계 사기였습니다.

    탈북자 중 다단계 등의 사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48%, 일반인보다 2배 가까이 많습니다.

    국내 사정에 어두운 데다 취업이 힘들고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처지를 노리는 겁니다.

    [박현철(가명)]
    "조급도 많이 했죠. 어떻게 하든지 돈을 충당해서 (북한에 있는) 자식들한테도 보내야 하고. 노동도 하지 않고 공짜로 준다니까 탈북자들이 서로 속이고 기만하고…"

    특히 탈북자들은 교류의 폭이 크지 않은 탓에 서로를 끌어들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정림 변호사/대한변협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
    "(피해자인 동시에) 주변 사람들을 데려감으로써 범죄에 가담한 가해자가 동시에 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고…

    최근 피해가 잇따르자 남북하나재단이 법률 지원까지 나섰는데,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나원도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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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김우람, 전승현, 김백승/영상편집: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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