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강남 아파트의 상징처럼 등장하는 이 40년 된 아파트 지하실에 쓰레기가 무려 2천3백 톤이나 쌓여 있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청소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대체 이 쓰레기의 정체가 뭔지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계단을 내려와 지하실로 들어가 보니 온갖 쓰레기가 키 높이까지 쌓여 있습니다.
버려진 의자엔 먼지가 시커멓게 앉았습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곳곳에 거미줄이 쳐졌고, 비까지 내려 한껏 습해진 지하실 전체에 퀴퀴한 악취가 진동합니다.
4천4백여 세대가 사는 아파트 28개 동의 지하실마다 모두 합쳐 2천3백 톤이나 되는 폐기물이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하실 청소 작업자]
"냄새도 많이 나고 30년 정도 쓰레기가 쌓여 있던 거라… 냉장고 뭐 농, 가전제품… 음식물쓰레기 그런 거 막 갖다 버리고… 다 썩었죠."
꺼낸 폐기물들이 너무 많아 일단 주차장 가운데 쌓아놨습니다.
50톤 가까운 쓰레기가 사람 키보다 높이 쌓여 있습니다.
지하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이곳에 모아 분류작업을 마친 뒤 폐기물 처리장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정진석/은마아파트 주민]
"뭐가 있는지는 궁금하긴 했었는데… 지금 막상 이렇게 쓰레기가 많다는 거 보고 충격적이기도 하고…"
플라스틱 바구니 등 각종 생활용품, 의자는 물론 자동차 카시트에 대형 인형과 장난감 자동차까지, 온갖 살림살이가 다 있습니다.
1979년 준공 이후 거주했던 주민들이 버리고 간 것들이 모이고 모여 40년간 방치된 겁니다.
쓰레기 문제는 입주민과 아파트, 강남구청이 여러 차례 논의를 해온 해묵은 골칫거리였지만 한 번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곧 재건축이 이뤄질 거란 기대감에 지금까지 청소가 미뤄졌던 겁니다.
[아파트 관계자]
"대다수의 동대표들이 재건축할 때가 얼마 안 남았는데 거기다 돈을 쓰느냐 그런 분위기가 있어가지고…"
이번엔 주민들이 단시간에 재건축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보고 폐기물을 치우기로 결정하면서 전격적으로 청소가 시작됐습니다.
십여 명이 동원돼 한 달 넘게 진행되고, 비용만 3억 5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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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박혜린)
뉴스데스크
정상빈
'은마아파트' 지하실의 2,300톤 쓰레기…40년 만에 청소
'은마아파트' 지하실의 2,300톤 쓰레기…40년 만에 청소
입력
2021-07-07 20:27
|
수정 2021-07-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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