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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노동자 또 있었다…"반성문 쓰며 스트레스"

쓰러진 노동자 또 있었다…"반성문 쓰며 스트레스"
입력 2021-07-09 20:17 | 수정 2021-07-0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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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가 고된 업무는 물론이고, 황당한 시험까지 치러야 하는 등 관리자의 갑질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전해드렸죠.

    그런데 이 노동자가 숨진 지 불과 1주일 뒤에 또 다른 청소 노동자가 같은 휴게실에서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퇴근 시간보다 일찍 휴게실에 갔다는 이유로 반성문을 써야 했고,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 점심시간에 쉬고 있던 한 60대 여성 청소노동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동료 이 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불과 1주일 뒤, 1명이 또 쓰려진 겁니다.

    동료 청소노동자 119에 신고를 하고 막 손 따고. 정신차리라 그러고. 가슴을 막 두드리면서 숨이 안 쉬어 진다는 거예요. 계속 스트레스도 받고 계속 힘들고 긴장되어있는 상태잖아요.

    쓰러지기 2주 전 이 노동자는, 자신이 맡은 건물 청소가 일찍 끝나 휴게실에서 씻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리팀장이 "살충제를 담당구역에 옮겨두라"고 지시했고, "이미 휴게실에 왔고, 지금 비가 많이 오니 내일 하겠다"고 답하자, "근무지 이탈이니 반성문을 쓰라"는 말이 되돌아왔습니다.

    [청소노동자 A씨]
    "반성문을 쓰래요. 글을 잘 모른다고 했다니 팀장이란 사람이 이렇게 써준다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나고 화병이 나서. 밥 먹고 체해가지고 저번 주 금요일날은요 응급실까지 갔습니다."

    서울대 청소 노동자들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건물에서 무거운 쓰레기를 나르는 중노동을 합니다.

    그런데 맡은 일이 끝나 휴게실에 간 것뿐인데 반성문까지 쓰게 한 건 모욕적이었다는 겁니다.

    문제의 관리팀장은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기숙사 명칭을 한자로 쓰라고 하는 등 황당한 시험을 치른 사실이 최근 폭로됐습니다.

    서울대는 해당 관리팀장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학내 인권센터를 통해 직장내 갑질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학생처장은 SNS에 "한자 시험은 중국 유학생이 많아 기숙사의 한자 명칭을 교육한 것"이고, "노조가 억지로 산재인정을 받으려고 '갑질 프레임'에 좌표를 찍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썼다가, 삭제했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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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나경운/영상편집: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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