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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건 위반 나왔는데…쿠팡이 낸 사진만 보고 "통과"

277건 위반 나왔는데…쿠팡이 낸 사진만 보고 "통과"
입력 2021-07-09 20:21 | 수정 2021-07-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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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소방관 한 명이 숨지고 수천 억 원의 피해를 낸 쿠팡 물류 센터 화재.

    화재 직전, 소방 점검에서 무려 277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 됐습니다.

    그런데 쿠팡이 이걸 모두 시정했다고 소방 점검을 무사 통과했는데 그게 불이 나기 8일 전 이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통과를 한 건지 오해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재 발생 넉 달 전인 지난 2월.

    쿠팡 덕평 물류센터는 전문업체에 맡겨 소방 정밀점검을 받았습니다.

    277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습니다.

    자동 화재탐지기와 비상방송 설비 24건, 스프링클러 60건.

    방화셔터와 방화구획 48건.

    방화셔터나 방화문을 막고 있는 적치물 25건.

    불을 초기에 진압하거나, 크게 번지는 걸 막는 핵심 사항들을 위반한 겁니다.

    관할 이천소방서는 시정명령을 내렸고, 쿠팡은 시정완료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소방점검을 최종 통과한 날은 6월 9일.

    불이 나기 불과 8일 전이었습니다.

    277건이나 되는 그 많은 위반 사항들을 정말 제대로 시정했을까?

    소방서가 본 건, 쿠팡이 제출한 사진과 서류들뿐입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먼저 화재경보기.

    [쿠팡 덕평물류센터 전 노동자 A]
    "하루에도 일하고 있는데 두 번씩이나 울리는 거예요. 그래서 관리자한테 지금 무슨 일 있냐라고 물어봤는데, '그냥 신경 끄고 일하세요' 그랬던 경험은 몇 번 있었어요."

    방화셔터 근처에도 항상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전 노동자 B]
    "누가 온다고 그럴 때만 그것들을 다 신경 써서 청소하고 치우고 그러지, 평소에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워낙에 덕평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걸 일일이 챙기지 못해요."

    불이 난 시각은 새벽 5시 11분.

    교대시간이어서 그나마 일하던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노동자 C]
    "주간 근무자가 한 2천 명이 넘거든요. 만약에 그 상황에서 벌어졌다고 하면 그건 그야말로 대참사죠. 제대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2017년 이후 모두 9번의 소방점검을 받았고, 그때마다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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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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