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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아니라는 서울대 교수…유족 "모멸감 느낀다"

갑질 아니라는 서울대 교수…유족 "모멸감 느낀다"
입력 2021-07-12 20:02 | 수정 2021-07-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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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대 청소 노동자, 이 모 씨가 학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학교 측이 청소 노동자 들을 상대로 영어나 한문 시험을 치르거나 옷차림까지 간섭하는 등 과도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두고 서울대의 일부 교수들이 "갑질은 없었다", "역겹다" 이런 도 넘은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갑질이라면 도대체 사용자 행위 중에 갑질이 아닌 행위가 뭐가 있을까."

    지난 8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소속 고길곤 교수가 SNS에 올린 글입니다.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이 모 씨가 숨진 뒤 그 동안 관리팀장의 갑질이 있었다는 동료들의 폭로를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은 한자시험을 치르고 회의 때 정장차림을 요구하는 등 '갑질'의 당사자로, 새로 부임한 배 모 관리팀장을 지목했습니다.

    관리팀장 배 씨를 옹호한 고 교수는, 6년 전 배 씨의 석사논문 지도교수였습니다.

    같은 행정대학원 교수이자, 서울대 학생처장인 구민교 교수 역시, "고인은 업무 필기시험 1등이었다", "산업재해를 받으려고 '갑질 프레임'에 좌표가 찍혔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획시설부관장 남성현 교수도 "성실한 관리자를 억지로 가해자로 둔갑시킬 수 없는 노릇"이라며 공식 공지문을 올렸습니다.

    유족을 만나 이 발언들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이홍구/故 이○○ 씨 남편]
    "우리 인생을 송두리째 멸시하고 모멸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동료들이 고통받는 걸 기뻐하는 사람이 과연 제정신이겠습니까? 당사자가 모멸감을 느꼈다면 그건 폭행이고 갑질이다…"

    숨진 아내가 과중한 업무에 힘들어 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홍구/故 이○○ 씨 남편]
    "그 건물이 오래됐기 때문에 청소를 해도 티도 안나고, 그 건물이 많이 좀 힘들다…"

    구민교 학생처장은, 이 사건으로 논란이 일자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서울대 캠퍼스 곳곳에는, "또 한 명이 쓰러진 건 결코 우연이 아니"며, "그 분을 괴롭히던 건 갑질과 열악한 노동환경"이라고 학교 측을 비판한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서울대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서울대가 반복된 청소노동자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무환경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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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이지호 / 영상편집 : 신재란 / 영상출처 : 유튜브 서울대학교, 유니브스타, EAI동아시아연구원, Min Gyo 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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