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에 허덕이는 우리가 자영업자 힘들게 하나요?"

◀ 앵커 ▶

지금 정부세종청사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9차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조금 전 노사가 세 번째 수정안을 내놨는데요, 노동자 측은 만 원. 사용자 측은 8,850원.

양쪽 모두 조금씩 양보를 하긴 했지만, 여전히 1,150원의 간극이 있습니다.

이런 진통을 매년 이렇게 반복해야 하는 걸까.

오늘은 이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김세로 기자가 최저 시급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김 씨는 원래 행사 촬영과 편집 일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일감이 확 줄었고, 이젠 햄버거 가게 일도 함께 합니다.

주 4일, 하루 6시간 일하고 한 달에 90만 원 법니다.

반지하 전세금 대출 이자, 공과금, 교통비, 통신비, 학자금 대출까지 3분의 2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먹을 것까지 아껴도 늘 적자입니다.

최저임금이 논란이 될 때마다 김 씨는 씁쓸합니다.

[김OO/최저시급 노동자]
"우리가 진짜 자영업자분들 힘들게 하는 원인인 것 마냥 얘기하는 게 많이 씁쓸하죠."

지난해 기준 1인 가구 최저 생계비는 월 211만 원.

최저임금으로 주 40시간을 일해 받는 돈은 180만 원입니다.

29만 원 모자랍니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은 '투잡'을 뜁니다.

그나마도 요즘은 구하기 어렵습니다.

[백OO/최저시급 노동자]
"사장님한테 전화가 오더니 '이제 매장 사정이 어려워져서 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 반 정도 일하고 잘렸어요."

부양가족이 있다면 훨씬 빡빡합니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부터 최저임금 1.5배 사이 돈을 받는 노동자 14명의 가계부를 분석했더니, 소득 236만 원, 지출 254만 원, 매달 17만 5천 원 적자였습니다.

최저임금 노동자는 407만 명, 전체 노동자의 20%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더 큽니다.

출산과 육아 급여 (최저임금의 50%) 직업계 학생들의 현장실습 수당 (최저임금의 70% 이상) 심지어 예방접종 피해 보상의 기준도 최저임금(20년치 최저임금)입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것은 노사가 자기들 이해당사자를 중심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국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대한민국 모두의 임금이다."

MBC 뉴스 김세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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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방종혁, 이준하 / 영상편집: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