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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대리점이 상권 키워놨더니…본사가 직영점 개설

배달대행 대리점이 상권 키워놨더니…본사가 직영점 개설
입력 2021-07-14 20:27 | 수정 2021-07-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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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배달 음식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오토바이 배달 대행업도 함께 커졌습니다.

    이 시장의 최강자는 '생각대로' 라는 플랫폼 기업 인데요.

    그런데 이 기업이 플랫폼 역할 뿐만 아니라, 직영점을 내서 직접 배달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미 식당 정보도 충분 하고 본사 지원까지 받다 보니까 경쟁이 되질 않겠죠.

    한마디로 심판이 선수로 뛰어든 셈인데, 영세 업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노원구의 생각대로 대리점.

    한때 배달원 28명을 거느리고 동네 음식점 40개의 배달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석 달 전, 오토바이로 1분 거리에, 생각대로 직영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뒤 일감이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4월에 1만4천 건이었는데, 두 달만에 반토막이 났습니다.

    [<생각대로> 대리점 직원]
    "저희는 솔직히 이거 접으려고 했어요. 너무 안되니까. 버거워지니까 점점."

    직영점은 본사의 지원을 받아 승승장구했습니다.

    요즘처럼 배달원 구하기 어려운 때, 배달원에게 3백만 원을 선지급했고, 하루 2-3만 원씩 오토바이 대여료도 지원했습니다.

    "기사들이 저기(직영점)로 많이 빠지고, 저희 쪽은 아예 광고를 해도 기사가 안 모여요."

    서울 동작구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2년 전 직영점이 생기더니, 근처 음식점들의 배달을 싹쓸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점 주인]
    "방배(직영점)에서 자주 찾아와서 자기한테 넘어오라고. (대리점에 대한) 안 좋은 소문도 알려주면서 자기네들은 안정적이고."

    근처 대리점은 8개월만에 배달이 8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생각대로> 대리점주]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요. (본사 측은) 제 전화도 보조폰도 다 차단을 걸어놨더라고요."

    음식배달 플랫폼의 최강자는 배달의민족.

    하지만 배달의 대부분은 생각대로 같은 배달대행 플랫폼이 담당합니다.

    생각대로는 음식점과 배달 대리점을 연결해주고 한 건 당 80원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동네 음식 배달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이걸 이용해, 심판이 직접 선수로 뛰어든 셈입니다.

    [<생각대로> 전 직영점장]
    "이렇게 영업 정보 알고 있으면 다이렉트로 핸드폰 번호로 연락할 수 있고 영업하기 정말 쉽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신고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플랫폼 기업들의 행태를 규제할 마땅한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대로 본사는 "직영점은 본사와 무관하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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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방종혁 강재훈/영상편집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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