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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길바닥 점심…노인에게 더 혹독한 여름

땡볕에 길바닥 점심…노인에게 더 혹독한 여름
입력 2021-07-15 20:19 | 수정 2021-07-1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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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로 경로당이나 노인 복지관처럼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가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에어컨도 복지라고 했는데 폭염 취약 계층은 지금 그늘이나 시원한 바람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뜨거운 햇볕 아래 공원 담장을 따라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줄입니다.

    비닐봉투에 담긴 도시락을 받아가 길에 앉아 먹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우산을 세워놓고 그늘을 만들어 보지만, 열기는 어쩔 수 없습니다.

    [무료급식 이용 노인]
    "덥죠. 많이 더워요. 그냥 견뎌내는 거지, 더워도…"

    밥을 다 먹고 난 뒤에도 그저 앉아서 부채질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햇볕이 없는 그늘인데도 낮 1시 이곳의 온도는 35도에 달합니다.

    코로나로 공원은 폐쇄됐고, 유일한 오락거리였던 담장 옆 장기판들마저 사라졌습니다.

    [이의현]
    "장기 두면 (거리가) 가깝잖아요. (그래서) 장기 못 두게 하는데… 친구들하고 얘기도 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서…"

    거리두기가 4단계 격상되면서 경로당과 무더위 쉼터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서울의 경우 경로당 2천8백여 곳 중에 5백 곳 정도만 문을 열었습니다.

    그나마도 낮 동안만 운영하거나 방문객 수를 절반으로 제한했습니다.

    "어디 놀 데가 없어요. 시간 보내다가 집에 가는 거예요. 집에 들어가 봐야 더워서… 에어컨도 없고…"

    취약 계층 노인들은 꼼짝없이 숨 막히는 집 안에 갇혔습니다.

    77살 김 모 할머니는 쓰레기 줍기 같은 공공 일자리로 용돈을 벌었는데, 코로나로 이마저 끊겼습니다.

    [김 모 씨]
    "노인네 일자리도 지금 멈췄어. 코로나 때문에 12일부터…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 있으니까 힘들지."

    집안 온도가 34도까지 치솟았는데도 낡은 선풍기 두 대로 버티고 있습니다.

    [김 모 씨]
    "전기세가 많이 나와서 켜질 못 하네… 무서워서 못 켜. (올해) 한 번도 못 켰어."

    서울시는 예년보다 폭염이 일찍 찾아온 만큼 2차 백신까지 맞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경로당과 무더위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MBC 뉴스 임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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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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