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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피해 네 번째 이사한 그날…"이 주소에 살아?"

스토커 피해 네 번째 이사한 그날…"이 주소에 살아?"
입력 2021-07-16 20:27 | 수정 2021-07-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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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랫동안 심한 스토킹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스토커를 피해서 몰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하자마자, 이사한 집의 정확한 주소를 이미 알고 있다면서 스토커가 연락을 해왔는데요.

    황당하게도 집 주소를 알려준 사람, 공공기관인 보건소 직원이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승용차가 천천히 주행하고, 잠시 뒤 한 여성이 반대방향으로 도망칩니다.

    남성이 집 앞을 서성이기도 합니다.

    3년 넘게 50대 스토커에게 시달리던 이 20대 여성은 지난 4월 집을 옮겼습니다.

    벌써 4번째 이사, 그런데 당일 밤, 스토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대뜸 새 집의 주소와 정확한 호수를 대며 여기 사는 게 맞냐고 물었습니다.

    [피해 여성]
    "'(이제) 완전히 끝이다' 생각하고 방심을 하고 있었는데…많이 울었어요. 진짜 이 사람한테서 벗어날 수 없는 건가 싶고."

    아니라고 둘러대자 스토커는 "거기 있다고 보건소에서 들었다"고 재차 물었습니다.

    이 여성은 같은 날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대상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 새 집 주소를 알려줬습니다.

    확인해보니 스토커에게 주소를 유출한 건 보건소 직원이었습니다.

    [보건소 직원]
    "<혹시 누가 전화해서 제 인적사항 말씀하셨어요?> 어… 아뇨. 그건 아니고. 선생님 가족분이라고 말을 하셔서… 죄송해요. 선생님. <그 사람 저 스토킹하는 사람이에요.> 아 그러세요 선생님…"

    이사 오자마자 다시 이사를 갈 수밖에 없게 된 건데, 보건소는 "죄송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보건소 직원]
    "선생님 그러면 최대한 이사를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해야 될 것 같긴 한데, 바로는 안 되는 거죠?"

    스토커를 피해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 온 형편이라, 이사비용 일부라도 도와달라 했지만,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보건소 팀장]
    "저희도 어쩔 줄 모르겠어요. 성실히 조사받고 죄가 있으면 벌 받을게요. 제발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좀 하세요."

    이미 경찰에 여러 번 신고해도 소용이 없어 이사를 다닌 건데, 공허한 조언이 다였던 겁니다.

    보건소 측은 개인정부 유출에 대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만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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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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