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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당번병'처럼 일 시켜?…대사관 무관의 '갑질' 논란

[단독] '당번병'처럼 일 시켜?…대사관 무관의 '갑질' 논란
입력 2021-07-17 20:31 | 수정 2021-07-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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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사무행정을 담당했던 직원이 무관으로 일하는 외교관의 사적인 지시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카의 어학연수를 위한 학원등록 등, 가족관련 지시가 많았는데 자녀의 하교문제를 해결해주러 학교에 직접 가기도 했다는데요.

    이 직원은 인권위에 제소할 예정입니다.

    이채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행정 직원으로 근무하던 20대 A씨.

    지난 2019년 4월.

    본인 업무와는 상관없이 한 어학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무관으로 대사관에 나와있던 한 현역 장교가 '어학연수를 오는 자신의 조카를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전 주미대사관 국방무관부 행정직원]
    "제가 미리 가서 계약서 작성이나 이런 걸 봐드려야 해서 갔었거든요. 미팅 날짜 잡고 (상담하고) 돌아와서 서명한 거 계약서 보내드리고…"

    같은해 1월 무관 자녀가 눈 수술을 받을 때는 통역을 위해 병원을 가야 했고,

    "의사분이 말씀하시는 걸 통역해서 사모님 알려드리고 (무관에게) 보고를 문자로 계속 드렸죠."

    무관 자녀의 하교문제도 해결하러 학교도 갔고, 무관 가족이 구입한 물건의 환불 여부도 알아봐야 했습니다.

    2018년 7월에 일을 시작했는데 두 달 뒤부터 심심찮게 사적인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불만은 쌓여갔지만 문제제기는 할 수 없었습니다.

    상관의 눈밖에 나서 공관 비자가 말소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전 주미대사관 국방무관부 행정직원]
    "조금 비협조적이라든가 제가 이건 좀 제 업무 선상에서 벗어난 것 같다고 여쭤보거나 하면, (무관이) 되게 당황스럽다고…"

    더 황당한 건 대한민국 국방무관부가 직원을 고용하면서 작성한 계약서입니다.

    직원들의 업무 범위에 '기타'를 붙여 업무범위 한계를 모호하게 했고,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습니다.

    마치 군대의 당번병을 부리듯 일을 시키겠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해당 무관이 자신의 상관에게 보고한 뒤 승인을 받고 업무를 지시했다"면서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구축돼 있다고 생각해 개인적인 부탁을 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계약이 끝난 이 직원은 무관의 부당한 사적 지시에 대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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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허태웅/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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