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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찜통더위 속 원격 수업…여름이 더 긴 아이들

반지하 찜통더위 속 원격 수업…여름이 더 긴 아이들
입력 2021-07-21 19:59 | 수정 2021-07-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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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찜통더위 속에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이 되면서, 학교는 문을 닫았고, 수업도 원격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데요.

    이제 방학까지 시작이 되면서 더 막막해진 열두 살 아이의 하루를 정혜인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주택가, 반지하층에 있는 초등학교 5학년 소연이(가명)네 집.

    아침 9시, 소연이가 탁상 앞에 앉아 학교에서 받은 태블릿PC를 켜고 원격 수업을 시작합니다.

    "비디오도 켜고, 마이크도 켜보자…"

    동영상을 재생하고 영어를 따라합니다.

    "What's this? (이것은 무엇입니까?)"

    그런데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장난감을 찾더니, 30분 만에 아예 침대로 올라가 버립니다.

    통풍이 잘 안 되는 눅눅한 공기, 선풍기가 돌아가지만 집안 온도가 30도를 넘었습니다.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이젠 꼼짝없이 후텁지근한 방 안에 갇혔습니다.

    수업이 모두 원격으로 바뀌고, 일부 아동센터는 긴급돌봄 대상이 아닌 아동들에겐 감염 우려때문에 오후에만 문을 열기 때문입니다.

    [소연(가명)]
    "(수업) 힘들었어요, 더워. <더운 거 때문에 힘든 거야?> 네, 학교는 안 더웠어요, 에어컨이 있어서. <집은?> 더워요, 너무 더워요."

    원격 수업을 중간에 끄고 혼자 놀아도 부모님은 일을 나가 말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소연(가명)]
    "저 혼자 놀아요. 심심해요. 핸드폰 해요."

    [아버지]
    "여기서는 집중을 잘 못 해. 학교에서는 잘하는데. 집에서 공부 안 하지 핸드폰 보려고 그러지."

    오후 1시,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열면 그나마 에어컨 바람을 쏘이고 선생님이 옆에서 공부도 도와줍니다.

    [김효순/등대지역아동센터장]
    "긴급돌봄 아이들은 그래도 여기 와있는데, 안오면 집에서 혼자 게임하거나 TV보거나 이렇게 하는데…"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가정에서 해결할 문제로 여기다보니, 정작 세심한 복지의 손길이 미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소연(가명)]
    "코로나 없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되고… 답답해요."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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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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