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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가 치아 깨졌다"…40여 곳 돌며 돈 요구한 악덕 고객

"먹다가 치아 깨졌다"…40여 곳 돌며 돈 요구한 악덕 고객
입력 2021-07-21 20:28 | 수정 2021-07-2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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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국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식품 매장에서 음식을 먹다가 치아가 깨졌다면서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이런 매장들은 백화점이나 마트의 눈치를 보면서, 고객들의 민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대형마트에서 40대 남성이 빵을 집어듭니다.

    얼마 후 이 남성은 빵에서 호두 껍데기가 나와 치아가 깨졌다면서 보상금을 요구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백화점 음식점에선 치아를 3개나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하자 오히려 으름장을 놨습니다.

    "저쪽(백화점)에 구상권 청구할게요. 그렇게 하지 마세요. 일일이 떼 가지고 보여주기도 싫고요. 개인 정보를 주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절차상 꼭 필요하다고 해도 엉뚱한 얘기만 합니다.

    "좀 이순의 귀로 들으셨으면 좋겠다고요. 이순이라는 건 나이 60을 먹어서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거든요. 많이 말하지 말고 많이 경청한다는 뜻이거든요."

    백화점 임원을 들먹이며 협박도 했습니다.

    "저는 ***(백화점) 그냥 일반 뭐 이코노미 프리미엄도 아니고, 플래티넘이라고 말씀드렸고, 가족같이 지낸다고."

    이틀 만에 진단서라며 사진을 보내긴 했는데, 병원과 환자 이름도 없는 엉터리였습니다.

    처음엔 돈이 필요없다더니,

    [남성 고객]
    "저는 뭐 보상 이런 걸 바라는 사람이 아니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이내 속내를 드러냅니다.

    [남성 고객]
    "제가 들어가는 돈은 싹 해야 60만 원밖에 안되더라고요. 금액은 저 상관이 없어요. 돈 60만 원은 저한텐 받고 안받고 문제가…"

    결국 사흘간 주인을 괴롭힌 끝에 30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30분 안에 해결하세요. 저 머리가 지금 아파요. 계좌번호 넣어드릴게요."

    음식점 사장은 이런 악성 고객들에게 질려 5년 만에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피해 음식점 사장 A]
    "(백화점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거죠. 저희한테 연락해서 '조용히 처리해 달라'"

    이 남성은 최근 2년 동안 전국 백화점과 마트,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며 44곳에서 2천7백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피해 음식점 사장 B]
    "휴게소에서도 또 점수를 반영하거든요. 민원이 들어오면. 그런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최근 이 남성은 상습공갈 혐의로 구속됐는데, 검거 당시 호두 3알이 함께 발견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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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편집: 김가람 / 영상제공: 경기 시흥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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