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부산시가 어제부터 저녁 6시 이후 해수욕장에서 혼술, 혼밥을 금지했습니다.
모일 수는 있지만 마스크 벗는 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건데요.
어제 첫날 밤, 현실은 달랐습니다.
조민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밤 10시 영업제한 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백사장으로 몰렸습니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 음식물을 들고 걸어다니는 사람.
결국 단속요원이 나섭니다.
"지금 행정명령 때문에 지금 야간에 취식이 금지됐거든요. 숙소 가셔서 드시고… 야간 취식이 금지돼있습니다. <아, 진짜요?> 여기 현수막에 적혀있는데…"
맥주캔을 들고 백사장에 들어서던 사람은 돌아가고 혼술하던 사람도 자리를 뜹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반발은 심했습니다.
술안주를 쥐고 나란히 앉아있던 두 사람.
단속원이 다가가자 대뜸 화부터 냅니다.
"몰랐어. (술 마시는 게) 뭐가 피해주는데. 누가 그런 법을 정했는데. 이 정도는 뭐, 야외니까…"
차라리 해수욕장을 폐쇄하라며 단속반에게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가 코로나 심해지면 폐쇄시키라고 해왔는데, 왜 놀러온 사람들을 이렇게 억압하고… 단속 권한 있냐고."
문제는 단속 의지입니다.
역대 최고 수준의 방역지침을 발표해 놓고 어젯밤 해운대에 투입한 단속요원은 단 2명.
1.2km에 달하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단속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단속인원을 18명까지 늘려 2명, 9개조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드넓은 해운대를 모두 계도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
"인력이 좀 부족하죠. 인력이 더 많이 있으면 좋죠. 근데 지금 그렇게 무한정 할 수도 없는 게 예산 문제도 있고…"
송정해수욕장에 배치된 6명을 포함하면 전체 계도 요원은 24명.
이 중 과태료 부과 권한을 가진 공무원은 단 6명으로 사실상 단속에 강제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국 힘없는 단속요원 몇 명이 현장의 반발과 갈등을 모두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MBC 뉴스 조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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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보문 손영원(부산))
뉴스데스크
조민희
넓디넓은 '해운대'에…술판 단속원은 2명뿐
넓디넓은 '해운대'에…술판 단속원은 2명뿐
입력
2021-07-22 19:50
|
수정 2021-07-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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