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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참사 44일…"54번 버스의 비극 다시는 없어야"

붕괴 참사 44일…"54번 버스의 비극 다시는 없어야"
입력 2021-07-22 20:23 | 수정 2021-07-2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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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홉 명이 숨지고 여덟 명이 다친 광주 학동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40여 일이 지났습니다.

    경찰 수사는 더디게 진행이 되고 있고 사건이 조금씩 관심에서 멀어지는 사이, 유족들과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처음으로 어렵게 취재진 앞에 선 유족들을 우종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버스가 묻혔다는 황망한 소식.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시장에 간 어머니는 바로 그 버스에 타고 있었습니다.

    영안실에서, 아들은 차마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유족 A씨]
    "어머니 얼굴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심하게 다치셨다는 후두부 부위는 보지도 못하고, 절반만 보고 나서 고개를 돌렸어요."

    경황없는 유족에게 경찰은 시신 부검을 요구했습니다.

    왜 죽었는지 명백한 상황인데도 또다시 시신에 칼을 대야 한다는 경찰의 설명.

    도무지 이해도, 설득도 되지 않았습니다.

    [유족 B씨]
    "(부검 취지는) 피해자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저희 상식에는 이 사고가 과연 부검이 필요한 것이었는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했습니다.

    사죄는 없이 '내용 없는 인사'만 전했다는 게 유족의 주장입니다.

    [유족 C씨]
    "(현대산업개발 관계자가 찾아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말 한마디도 없이 그냥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라고만 했어요.) 1, 2분 정도 만났나요…"

    그러면서 책임은 하청업체에 돌렸다는 겁니다.

    [유족 B씨]
    "(불법 재하도급을 현대산업개발 대표가) 몰랐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아셨어야 할 지위에 있었잖아요. 그것 자체가 과실이고요…"

    역시나 경찰 수사도 더뎠습니다.

    20여 명이 줄줄이 입건됐지만 현대산업개발에서는 현장소장과 안전부장 등 세 명만 입건됐습니다.

    벌써 44일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고통은 오히려 선명해졌습니다.

    [유족 A씨]
    "통증이 무뎌질 순 있겠지만, 상처가 아물진 않을 겁니다. 계속 되새겨지니까요."

    '54번 버스'의 비극을 가슴에 담은 유족들은 책임자 처벌과 부검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족 C씨]
    "유족들이 받는 고통을 저희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서 조금은 제도 개선이 되면 좋겠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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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이정현/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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