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토요일 밤 스포츠뉴스입니다.
도쿄올림픽 여자 유도에서 강유정 선수가 머리카락을 삭발한 채 경기에 나섰는데요.
뒤늦게 알려진 사연이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현지에서 박주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여자 48kg급 1회전.
머리를 하얗게 삭발한 선수가 입장합니다.
먼저 절반을 따 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누르기를 허용하며 결국 한판패.
강유정은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삭발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부상 후유증과 컨디션 난조로 계체 2시간 전까지만 해도 체중이 350g을 초과해 출전이 어려웠습니다.
[강유정/유도 대표팀]
"(어제) 뛰고 침 뱉고 하면서 몸에 있는 모든 수분을 뺐는데, 땀복을 입고 사우나처럼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뛰었는데 갑자기 탈수 증상으로 쓰러져서…"
응급 처치로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150g을 더 빼야 했던 강유정에게 마지막으로 버릴 수 있는 건 머리카락뿐이었습니다.
[강유정/유도 대표팀]
"제가 밀어도 된다고, 머리카락을…코치님이 잘라주셨고. 올림픽은 정말 한 번의 기회뿐이지만 머리는 다시 기를 수 있잖아요."
이렇게 극적으로 계체를 통과했지만 무리한 감량에 힘을 쓰지 못하면서 생애 첫 올림픽은 너무 짧게 끝나버렸습니다.
삭발한 딸의 모습을 TV로 보고 놀란 엄마의 문자에, 경기장에서도 꾹 참았던 눈물이 터졌습니다.
[강유정/유도 대표팀]
"뉴스 보고 알았다고 하셔가지고…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하시는데, (인터뷰) 끝나면 연락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잘했다고 자랑스럽다고…"
그리고 눈물을 머금고 4년 뒤를 기약했습니다.
[강유정/유도 대표팀]
"(8월) 2일이 생일이거든요. 이번 생일 선물은 가발로 하는 걸로...(4년 뒤엔) 지금보다는 머리가 조금 더 길어져 있지 않을까요?"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 하나만으로도 강유정은 유도 매트 위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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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동세 / 영상편집 : 장동준
뉴스데스크
박주린
삭발로 얻은 꿈의 무대 "머리는 또 기르면 되죠"
삭발로 얻은 꿈의 무대 "머리는 또 기르면 되죠"
입력
2021-07-24 22:27
|
수정 2021-07-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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