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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에 두 달째 계단으로 19층까지…"임대 아파트라서?"

이 더위에 두 달째 계단으로 19층까지…"임대 아파트라서?"
입력 2021-07-26 20:32 | 수정 2021-07-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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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9층짜리 한 임대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는 공사가 무려 두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 노약자들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좁은 구멍에서 양손에 무거운 짐을 든 주민이 힘겹게 빠져나옵니다.

    [김기만/13층 주민]
    "아주 신경질 나서 울화통이 치밀어 죽겠어요."

    이 통로는 원래 아파트 옥상에 있는 화재대피공간.

    그런데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가 지연되면서 하루에도 수십 명이 들락거립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라인의 주민들이 다른 라인 엘리베이터을 타고 옥상까지 올라가, 이곳을 통과한 뒤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는 겁니다.

    [김기만/13층 주민]
    "지금 우리 집사람은 더 해요. 관절 나빠서. 뒤로(뒷걸음질로 계단 내려)가요. 그러다 사고 나면 큰일 난다고."

    그나마 이 통로도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불과 5일 전에야 개방됐습니다.

    [15층 주민]
    "진작 처음부터 (옥상 통로) 이용할 수 있게 알려줬으면. 4살짜리 아이가 있는데, 그 애를 안고 내려오는 게 너무 힘들거든요."

    7백여 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지난달 1일부터 엘리베이터 13개 중 6개의 교체공사가 시작됐는데, 자꾸만 기간이 지연돼 다음 달 초에나 운행이 될 예정입니다.

    19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어서 5분도 안 돼 온몸에 땀이 났는데요.

    주민들은 두 달 가까이 이런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택배도 지하층까지 가지러 가야합니다.

    [택배 기사]
    "마음 같아선 (집까지) 갖다주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올라가요. 빨리 공사 끝나야죠."

    LH 측은 임대 아파트의 경우 조달청이 정해준 중소기업의 엘리베이터를 써야 해서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LH 관계자]
    "(승강기 업체가) 차일피일 미루고, 코로나 핑계 대고, 재택근무 핑계 대고. 그분들을 정작 저희가 다그칠 방법도 없는 거예요."

    LH 측이 임시방편으로 이동을 돕는 도우미를 배치하긴 했지만, 주민들은 임대 아파트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생겼겠냐고 반문합니다.

    [아파트 주민]
    "임대아파트 산다고 무시하나 봐요. 어쨌거나 우리 다 보증금 월세 내잖아. 낼 거 다 내고 관리비 다 내고, 조금만 2~3개월 밀려봐. 쫓겨내느니 어쩌니 하면서…"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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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임정환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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