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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대야에 물 받아 세수…택배노동자 폭염 속 이중고

고무대야에 물 받아 세수…택배노동자 폭염 속 이중고
입력 2021-07-30 20:06 | 수정 2021-07-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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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 온종일 물건을 배송하는 택배 노동자들이 쓰러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저희가 한 택배 회사의 분류 작업장을 찾아가 봤는데요,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건 먼지 낀 선풍기 몇 대가 전부였고, 세수 한 번 할 수 있는 세면대 조차 없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시흥 로젠택배의 분류작업장.

    매일 새벽 택배 노동자 30여명이 모여 지역별로 물건을 분류해, 각각 트럭에 싣고 출발하는 곳입니다.

    오전 여섯시부터 서너시간 작업을 하는데, 길게 설치된 천막이 전부, 사방이 뚫려있는 야외입니다.

    오늘 아침 이 지역 기온은 9시에 이미 30도를 넘어섰습니다.

    이 작업장에서는 선풍기가 유일한 냉방기구입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먼지가 이렇게 묻어납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낡은 선풍기 네 대가 전부였습니다.

    화장실은 악취가 고약한 재래식 간이 화장실.

    땀을 씻어낼 세면대 하나 없어서, 화장실 밖 흙바닥에 고무대야를 놓고 농업용수를 끌어다 씻어야 합니다.

    [박정호/택배노동자]
    "뜨뜻하게 나오잖아요. 온도가 너무 높으니까… 분류작업 시간에 속옷까지 다 젖은 상태로 일 나가신다고 보면 돼요."

    로젠택배측은 "최근 선풍기 16대를 추가 설치했으며, 작업장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점장]
    "열악하죠. 우리만 그런 거 아니니까… 수도 하나 설치하는 데도 3천만원 얘기하고 그러니까…"

    지난 28일엔 부산의 롯데택배 분류작업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쓰러졌습니다.

    노조측은 "철제 구조물로 된 작업장 한편이 창문 하나 없이 꽉 막혀 있어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온이 39도까지 치솟으면서 더위에 쓰러졌다는 겁니다.

    [남모 씨/택배노동자]
    "이런 폭염 속에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건 아예 관심도 없는 거죠. 우리야 뭐 죽든 말든…"

    롯데택배측은 "선풍기를 추가했고, 유리창과 에어컨이 있는 휴게공간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에만 6명이 쓰러졌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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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장영근/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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