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로펌 대표 사망했지만…수사 내용 공개된 이유는?

◀ 앵커 ▶

신입 변호사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 로펌 대표에 대해서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측이 가해자가 사망했다고 수사가 중단돼선 안 된다면서 기존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경찰이 이례적으로 수사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0대 로펌 대표에게 20대 수습 변호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대표님이 제 의사를 묻지 않고 행한 일이 너무 많다"고 호소했지만, 대표는 답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자신의 사무실과 차량 등에서 10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로펌 대표.

그는 지난 5월 사건이 알려지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수사를 해도 처벌 대상이 없기 때문에 경찰은 사건을 끝냈는데, 이례적으로 최근 그동안의 수사 내용을 피해자 측에 전달했습니다.

피해자 측이 "2차 가해가 심하다"며, 수사 내용을 공개해달라고 거듭 요청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상에 추측성 신상 정보가 유포되고 "피해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잇따랐다는 겁니다.

[이은의/변호사]
"수사기관이 성범죄 피해가 존재했음을 확인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시간이 갈수록 일상에서 2차 피해에 속수무책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 단계였고 피해자의 알 권리 차원"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경찰에서 숨진 대표는 "수직적 업무환경이 아니었고, 신체 접촉은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동료 변호사들의 말은 달랐습니다.

'성폭력 관련 문제로 퇴사했고, 대표가 사과했다'는 피해자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피해자]
"1년 동안 정신과도 다니고 있고요. 법조계 사람들 만나면 한 번씩 이슈에 떠오를 때가 있어 가지고, 법조계 사람들하고 만나는 건 좀 피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측은 앞으로 다른 사건에서도 가해자가 숨지더라도 반드시 수사가 이뤄지고 그 결과가 공개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CC 뉴스 임상재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현기택 / 영상편집: 위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