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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탑골공원 대신 공항으로…'공캉스' 어르신 2배 급증

문 닫은 탑골공원 대신 공항으로…'공캉스' 어르신 2배 급증
입력 2021-08-06 19:06 | 수정 2021-08-0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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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르신들이 시원한 공항에서 폭염을 피하는 걸 두고, '공항'과 '바캉스'… 이렇게 두 단어를 합쳐서 '공 캉스'라고 부릅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반복돼 온 풍경인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이나 공원에 가는 것조차 힘들어지면서 '공 캉스'족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공항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한옥 정자 곳곳에 모여앉은 노인들.

    잠시 더위를 식힙니다.

    누운 채 스마트폰을 보는 할아버지, 쪽잠을 청하는 할머니도 보입니다.

    마치 서울 탑골공원 같지만, 다름 아닌 인천국제공항 4층입니다.

    활주로가 내려다보이는, 이 정자 전망대가 어르신들의 '핫 플레이스'입니다.

    ['공캉스' 어르신]
    "전망대 보이는 데가 좋잖아 여기가… 여러 사람 구경도 하고… 서울에서 어디 갈 데가 없다고…"

    외국인들로 북적였던 대합실도 어르신들 차지.

    탁 트여있고, 돗자리도 펼 수 있는 '명당' 자리를 둔 경쟁도 치열합니다.

    "저번 주는 이런 자리가 없었어요. 이런 빈자리가 없었어요. <먼저 오는 사람들만 차지할 수 있는 거예요?> 그렇죠."

    출국장 끝에서 끝까지, 약 1킬로미터 거리를 운동 삼아 걷는 어르신도 있습니다.

    "저 끝에서 여기 끝에 두 번 왔다갔다하면 운동이 돼요. 더워서 못 걸어요 야외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공항청사 실내온도는 1년 내내 24도, 초가을 정도를 유지합니다.

    공항철도도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무료.

    수년 전부터 주머니 얇은 어르신들이 폭염을 피해 공항을 찾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모임도 줄고 경로당도 문 닫은 상황.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을 찾은 노인 승객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노래 교실을 일주일에 한 세 번, 두 번은 가거든요. 그러면 안 심심한데 거기를 또 못 가니까…"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옆집에 앉으면 옆집이라 하고 마음도 서로 주고받고…"

    인천공항공사 측은 모두에게 공개된 공간이니 당연히 '공캉스'도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방역을 위해 취식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꼭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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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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