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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프로포폴 취해 종일 병상에…"사실상 마약장사"

[단독] 프로포폴 취해 종일 병상에…"사실상 마약장사"
입력 2021-08-09 20:01 | 수정 2021-08-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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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성형 클리닉에서 환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 왔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습니다.

    통증이 크지 않은 미용 시술에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약하거나, 프로포폴만 따로 놔주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렸다는 건데요.

    경찰이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 클리닉.

    한 환자의 진료 내역입니다.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피부 탄력을 개선하는 '슈링크'와, '써마지' 시술을 받으면서, 각각 프로포폴 300cc, 200cc를 투여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 병원 홈페이지에 통증이 크지 않아 '마취 연고'만 바르면 된다고 나와있는 시술인데도, 마약류인 전신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여한 겁니다.

    아예 아무 시술 없이 프로포폴만 300cc를 맞은 날도 있습니다.

    작년 8월엔 이 환자가 프로포폴에 취해 하루종일 병상에서 잠든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전 직원]
    "환자한테도 못할 짓이죠. 하루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투약하고 있었다는 건 마약장사를 하고 있었던 거랑 똑같단 말이죠."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강한데도 바로 다음날도 연속으로 투여됐고, 심지어 주사를 놓은 사람은 두 번 모두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상담실장이었다고 합니다.

    [전 직원]
    "(원장에게 문제제기를 하니까) '자기(원장)가 책임지겠다, 알겠어요' 하고… 그 다음 날 실장이 또 불러서 그 사람한테 또 주사를 했다는 거죠."

    이렇게 프로포폴을 놔준 이유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였던 걸로 추정됩니다.

    "매출이 없어서 환자를 불러서 프로포폴을 주고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대체 얼마를 받고 이런 일을 하고 있냐, 한 150받아요?' 이렇게 하니까, (다른 직원이) '그것보다 더 받죠' 이러는 거에요."

    서초구에 있는 다른 지점.

    의사들의 대화방에는 "여자 손님을 프로포폴 맞히려 데려왔는데, 간호사 실수로 약이 바닥에 줄줄 샜다…", "위험한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로포폴 얼마나 한다고 맞추는지…" 같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고 갑니다.

    한 의사는, "세 명에게 수면, 즉 프로포폴을 동시에 넣고, 그 중 한 명이 제대로 숨을 못쉬는 일이 벌어졌는데, 원장이 "괜찮다"고만 했다고 토로합니다.

    [A씨]
    "'턱만 살짝 누르면 된다. 코 골고 있으면 괜찮다' 이런 식으로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 병원은 서울 강남 일대 4곳 등 전국 12개 지점을 두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두 지점을 찾아가봤습니다.

    두 곳 모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00클리닉 관계자]
    "그 전에 원장님이 하신 것이여서, (대표님이) 어떻게 됐는지, 뭔지 잘 모르신다고 말씀 주셔가지고…"

    경찰은 최근 이 성형클리닉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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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윤병순, 이준하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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