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제 사흘 뒤면 가석방이 되는 이재용 부회장, 현재 '남아있는 두 재판이 앞으로 변수가 될 것이다', '아니다',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올해 12월부터 바뀌는 개정 형법에 따라서, 가석방이 취소될 가능성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형법 개정 경위를 취재해 봤더니 황당한 내막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임현주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형집행이 끝나는 내년 7월 전 이들 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가석방이 취소됩니다.
그런데 올해 12월 시행되는 개정 형법의 적용을 받으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뀐 형법에서는 '가석방 기간 중 고의로 지은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가석방이 효력을 잃는다고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이 출소 후 고의로 죄를 지어 금고 이상 형을 확정받지 않는 이상, 가석방이 취소되진 않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엔 사실상 아무런 변수가 없는 셈입니다.
문제의 개정 법안은 지난해 7월 윤한홍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발의했습니다.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표현이 쓰인 부분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과실로 인한 죄로 형의 선고를 받았을 땐 예외'로 한다는 기존 문구를 '고의'라는 단어로 줄여 넣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가석방 기간 중 일부러 새로운 범죄를 저질러야 가석방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히는 겁니다.
[이승형/변호사(前 판사)]
"'가석방 기간 중'이란 말이 바로 '고의로'에 연결이 돼버리니까 그렇게 읽힐 소지가 매우 많고, 이것은 국어 어법상 불명확하네요."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윤한홍 의원 측은 여전히 조문을 쉽게 바꾸려 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윤한홍 의원실 관계자]
"쉽게 말하면 이재용 건이잖아요. 그 (가석방) 기간 중에 '확정'이 되면이에요. (새로) 지은 죄가 문제가 아니라…"
하지만 법무부는 '오는 12월부턴 이 부회장이 가석방 기간 중 새롭게 고의로 지은 죄에 대해서만 가석방을 취소할 수 있다'며 법 개정 취지와 어긋나는 해석을 내놓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임현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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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장예은)
뉴스데스크
임현주
[단독] 황당한 '가석방' 형법 개정에…이재용 덕보나?
[단독] 황당한 '가석방' 형법 개정에…이재용 덕보나?
입력
2021-08-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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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8-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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