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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티나게 팔린 '슈퍼카' 누가 샀나 봤더니‥85%가 '법인'

불티나게 팔린 '슈퍼카' 누가 샀나 봤더니‥85%가 '법인'
입력 2021-08-10 20:07 | 수정 2021-08-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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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초고가 슈퍼카들이죠.

    마이바흐, 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까지.

    코로나19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요즘 한쪽에서는 이런 고급 수입차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누가 이런 차들을 샀는지 살펴봤더니 대부분 개인이 아니라 법인들이었습니다.

    먼저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압구정동에 등장한 초고가 슈퍼카 부가티 시론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로 알려져 있는데, 가격은 44억 5천만 원입니다.

    흠집이라도 날까, 조심조심 출입문을 통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차 주인이 누굴까?

    확인해봤더니 불과 석 달 전에 새로 생긴 향수 회사였습니다.

    판촉 홍보를 위해 전시용으로 샀다고 합니다.

    ==============================

    거의 아파트값에 맞먹는 슈퍼카는 이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강남 도산대로에서는 주말만 되면 자동차 경주가 열립니다.

    속도위반으로 단속하면, 대부분 법인 명의 차입니다.

    업무용으로 등록한 법인 명의 차를 끌고 나와, 주말 대낮에 자랑질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단속 경찰관]
    "아무래도 법인차가 많죠. 그 전에 (단속) 있었던 것을 보면 10대 중에 6-7대는 법인차…"

    ==============================

    슈퍼카는 불티나게 팔립니다.

    4억 원 넘는 슈퍼카가 올해 상반기에만 765대 수입됐습니다.

    1년 만에 40% 가까이 늘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습니다.

    누가 샀을까?

    슈퍼카의 대명사 람보르기니는 올해 모두 214대가 팔렸는데, 그 중 184대를 법인에서 샀습니다.

    회장님 차 롤스로이스는 144대 중 130대, 벤츠 마이바흐는 248대 중 214대를 법인 명의로 사갔습니다.

    전체의 85%가 법인 차입니다.

    [세무사]
    "법인 비용으로 하니까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법인카드 쓰면은 내 돈이 나가는 느낌은 안들잖아요."

    법인 중에는 리스나 렌트 회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이런 비싼 차를 리스나 렌트로 빌리는 건, 대부분 개인사업자나 법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 앵커 ▶

    이렇게 비싼 차들이 정말 업무용으로 필요한 걸까.

    저희가 3억 원 이상의 고급차를 가지고 있는 법인들의 명단 전체를 입수했는데요.

    사실 말만 업무용이지 사주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타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여러 건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민찬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벤츠의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

    가장 싼 모델이 2억 원대, 비싼 건 10억 원이 넘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여러 대 갖고 있습니다.

    먼저 CJ그룹.

    3억 원 넘는 차가 8대입니다.

    총 54억 원을 썼습니다.

    그 중 6대가 마이바흐인데, 제일 비싼 건 13억 원이 넘습니다.

    삼성전자, 두산, 신세계, 그리고 파리크라상, 남양유업, 오리온도 5억 원 넘는 마이바흐를 한 대씩 갖고 있습니다.

    [기업 관계자]
    "용도는 업무용으로 고객사나 파트너사 분들, 귀빈들이 있잖아요. 의전용으로 한 거거든요."

    ==============================

    이런 비싼 차를 대기업들만 산 게 아닙니다.

    통일교 재단은 롤스로이스, 에덴성회 재단은 마이바흐, 경남의 한 장학재단도 마이바흐를 갖고 있습니다.

    강릉의 할인마트는 4억 원짜리 롤스로이스, 아동복 쇼핑몰은 페라리를 사들였습니다.

    스타 강사가 운영하는 학원은 5억 원짜리 람보르기니를 구입했습니다.

    광주의 한 도배회사는 6억 5천만 원짜리 포르쉐를 갖고 있는데, 이 회사 작년 영업이익의 10배가 넘습니다.

    MBC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해보니, 법인 명의로 된 3억 원이 넘는 비싼 차는 모두 2,558 대나 됐습니다.

    이 회사들의 영업에 정말 이런 비싼 차들이 필요할까?

    상당수는 사주 일가족이 개인적으로 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예인들도 비슷합니다.

    한예슬 씨는 4억 원짜리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지창욱 씨는 3억 5천만 원짜리 벤츠 지바겐을 법인 명의로 사들였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 교수]
    "서민들도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상태인데 이렇게 고위층이라든지 있는 사람들이 이런 차를 가지고 어떻게 보면은 사각지대를 악용하고 있다는 거고요."

    회사 돈으로 산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쓰는 건 불법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의 헛점을 노린 불법이 판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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