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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면 같이 살자" 던 미 여군…잡고 보니 아프리카 남성들

"한국 가면 같이 살자" 던 미 여군…잡고 보니 아프리카 남성들
입력 2021-08-11 20:37 | 수정 2021-08-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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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해외 파견 된 미군이나 전문직을 사칭해서 SNS로 접근해 연인 행세를 하면서 돈을 뜯어내는 범죄가 늘고 있습니다.

    여군인 것처럼 속여서 돈을 가로챈 범인들을 잡고 보니까 한국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남성들이었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혼자 사는 50대 남성은 SNS를 통해 '친구가 되고 싶다'는 한 외국 여성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예멘에 파견된 유엔 소속의 여군이자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거의 잘 때 빼고는 계속 연락했고, 누가 봐도 연인인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정철 / '로맨스 스캠' 피해자]
    "'나의 사랑', '여보야', '자기야' 해가면서 나를 걱정해줘 가면서 그렇게 로맨틱하게 하니까. 혼자 있는 사람들이 보면 거의 99명이 다 넘어갈 거 같더라고요."

    일주일 뒤 이 여성은 위험한 군 생활을 접고 어머니의 고향인 한국에 오고 싶다며 퇴직 비용과 항공료 등으로 9백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사기를 의심했지만 그때마다 결혼하자며 믿음을 줬고 고아라며 동정심을 자극했습니다.

    [정철/ 피해자]
    "(시리아) 파병에 나가게 되면 거기에 과거에 나간 팀들이 99% 사망을 하기 때문에 자기는 살고 싶다고. 감성으로 자극을 하면서…"

    정 씨는 결국 은행에 송금하러 갔지만 다행히 은행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면했습니다.

    이 은행에서만 2주 동안 7명이 해당 계좌로 2천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아직 범인은 잡지 못했습니다.

    [정철/ 피해자]
    "감성이 손상되는 건 돈보다 더 큰 거죠. 마음이 다치면 팔 부러진 것보다 더 한 거고."

    최근 또 다른 20대와 30대 아프리카인 피의자 2명이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잡고 보니 모두 남성들이었는데 남자에겐 여자인 척, 여자에겐 남자인 척 했습니다.

    4,50대 남녀 5명은 이런 수법에 속아 1억 5천만 원을 빼앗겼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살던 경기도 평택의 한 빌라에서 대포폰과 노트북 수십 대를 압수했는데 여기엔 피해자들과의 대화내용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내 인생의 사랑을 찾았다"거나 당신과 함께 멋진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등 처음엔 달콤한 말로 사랑 고백을 하다 결국 항공료 명목 등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조직 일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고 "모르는 외국인의 SNS 연락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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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조민우 / 영상제공: 파주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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