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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동하며 독립자금 모아…'하와이 이민자'의 묘비

중노동하며 독립자금 모아…'하와이 이민자'의 묘비
입력 2021-08-14 20:30 | 수정 2021-08-1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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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내일이 76주년을 맞는 광복절이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독립 운동가들이 많은데요.

    1900년대 초반, 하와이에 이주한 1세대 이민자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중노동을 통해 어렵게 모은 돈을 독립자금으로 보내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분들의 묘비나 무덤은 방치되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정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한 공동묘지.

    숲 속에 방치된 묘비에 '대한 경샹남도 밀얄군 (밀양군) 리쥬대(이주대)'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이주대 씨는 1904년 홀로 하와이로 이주한 이민 1세댑니다.

    이씨가 사탕수수 농장에서 당시 10시간 이상 중노동을 하고 한 달에 받은 돈은 18달러.

    그 중 1/3을 상해임시정부와 이승만 박용만 등에게 독립자금으로 보냈습니다.

    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변호 비용 등으로 성금을 내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씨처럼 1903~4년 사이 하와이로 이주한 이민 1세대는 독립자금을 내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무명의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김주용/창원대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안중근 의사 구제 비용으로 성금을 모았는데 1천6백여 명의 거기 있는 (이주) 한인들이 성금을 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만 확인된 이민 1세대의 묘비만 155기.

    대한과 조선 등 당시 잃어버린 국명이 기록돼 있고 이름이나 고향을 한글로 쓴 비석도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한 세기가 지나다 보니 이들의 무덤과 비석은 커피농장과 도로 개발로 파괴되거나 후손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주용/창원대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나라의 독립을 희망했던 분이고 무명의 독립운동가라고 생각을 하고…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서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1915년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56개 농장이 있었고, 이주민 천 5백명 이상이 노동을 했다는 자료가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의 무덤은 발견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부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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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김장훈(경남)/자료제공:창원대학교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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