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는 시민들의 공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면서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실제론 길거리 광고에 나온 여성의 사진을 지우는 등 '인권 탄압'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어서 김정원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 앞을 지키는 탈레반.
CNN 기자가 취재를 위해 다가서다 멈칫합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여자는 옆으로 물러나 있으라고 하네요."
미용실 앞에 붙은 여성 사진들은 흰 페인트로 덧칠해버렸습니다.
거리에서도 여성들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혹시 집을 나섰다가 탈레반에게 봉변을 당할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습니다.
여성들의 복장을 놓고 기자와 탈레반 사이 설전도 벌어졌습니다.
[탈레반]
"여성들은 얼굴도 가려야 합니다."
[클라리사 워드/CNN 기자]
<"얼굴을 가린다면 '니캅'을 말하는 건가요?">
"네. '니캅'입니다."
[탈레반]
<"왜 여성들이 얼굴을 가려야 하나요?">
"이슬람 국가에서는 다 그렇게 합니다."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 구매도 폭증해 가격이 10배나 뛰었습니다.
탈레반은 여성들의 교육을 보장하는 등 여러 유화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결국 과거의 가혹한 통치 방식으로 되돌아갈 거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프간 여성/23살]
"아무도 우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갈 겁니다."
이미 TV에서도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은 사라지고, 종교 프로그램으로 대체됐습니다.
대통령까지 도망쳤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하미디 교육부 장관은 "살아남는다면 수백만 소녀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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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이현선)
뉴스데스크
김정원
"여자니까 물러나라"…탈레반 점령 후 자취 감춘 여성들
"여자니까 물러나라"…탈레반 점령 후 자취 감춘 여성들
입력
2021-08-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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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8-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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