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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익 위해 '아프간 철수'…中 "패권주의 정책 실패"

美, 국익 위해 '아프간 철수'…中 "패권주의 정책 실패"
입력 2021-08-17 20:00 | 수정 2021-08-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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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군 철수 결정과 관련해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익을 위한 결단이었다. 라고 밝혔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주의 정책의 실패 사례라고 비판하면서, 대만을 향해서 "아프간을 보고 교훈을 얻어라." 이런 경고를 보냈습니다.

    특히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인접국이죠. 미군 철수 이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자 그럼 워싱턴과 베이징, 차례로 연결해서 좀 더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김수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 연설 내용부터 짚어볼까요?

    ◀ 기자 ▶

    네 아프간 상황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휴가 도중 백악관으로 돌아와 입장을 밝혔는데요.

    핵심은 한 가지, 국익 없는 곳에선 싸우지 않겠다는 겁니다.

    국익이 없는 곳에 미군을 보내 희생시킬 수 없다면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전쟁에 계속 머무르는 과거의 실수를 저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미국의 역할에 대한 안팎의 비판을 잠재우려는 듯, 오늘 연설에서 바이든의 어조는 매우 강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저는 단호합니다.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2021년 오늘 직면한 위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슬프다면서도, 하지만 함락의 책임은 싸우지도 않고 포기한 아프간 정부 탓으로 돌렸습니다.

    ◀ 앵커 ▶

    미국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위협에 집중하겠다는 건데, 하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이 동맹국들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네 바이든 대통령 취임하면서 "미국이 돌아왔다"고 말한 것 기억하시죠.

    동맹을 중시한다는 이 말이 이번 사태로 조롱의 대상이 돼버렸습니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가 실패했다고 진단을 했고요.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국익만을 앞세우는데, 동맹국들이 미국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프간이 다시 테러의 온상이 될 거라며 참전 군인들이 20년간 무엇을 위해 희생한 것이냐는 물음도 나옵니다.

    [세드릭 레이튼 /전직 공군 대령]
    "그 테러 단체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통제되지 않는 공간에서 과거에 했던 일, 20년 전에 했던 일을 다시 시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카불 공항에서 벌어진 참사는 미국이 국익을 앞세워 인권을 포기한 상징적인 장면이 돼버렸죠.

    베트남전 패배보다 더 뼈아프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 앵커 ▶

    네, 워싱턴 연결해서 알아봤고요.

    이번엔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또 하나의 강대국이죠. 베이징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해인 특파원!

    ◀ 기자 ▶

    네 베이징입니다.

    ◀ 앵커 ▶

    중국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속내가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데요.

    그래도 어쨌든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인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카불의 탈출 러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사관을 유지하기로 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지난달 28일 왕이 외교부장이 탈레반 2인자를 중국으로 불러 아프간 재건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일찌감치 탈레반을 아프간의 공식 정부로 인정한 셈인데요.

    카불 함락 이후 이를 공식화하며, 아프간 문제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16일]
    "탈레반과 긴밀한 교류, 소통을 유지하고 아프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

    건설적 역할이 뭔지 구체적 언급은 없었지만, 결국 미국의 공백을 활용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아프간 복구 과정에 적극 참여해 시진핑 주석의 역점 사업인 신 실크로드 구상,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할 거란 말도 나옵니다.

    아프간은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연결하는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요충지이지만, 그동안은 아예 엄두를 못 내던 곳이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어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간 사태를 미국 일방외교의 실패 사례라며 중국과 공존할 방법을 찾으라고 공세를 펴기도 했습니다.

    ◀ 앵커 ▶

    하지만 중국 역시 탈레반에 대해서 불안한 시선도 있습니다?… 이슬람 교도들이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 문제 때문이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중국에게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 이른바 레드라인 중의 하나가 신장위구르와 티벳, 대만의 독립 문제인데요.

    아프가니스탄은 앞서 보신 것처럼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그 지역이 바로 신장위구르 자치구입니다.

    이곳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이란 무장 단체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수니파입니다.

    아프간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이들을 지원하게 되는 것이 중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중국은 탈레반에 이들과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해 그러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과연 그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빠진 공백을 메울 뜻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른바 강대국의 무덤이란 아프간 문제에 중국이 발을 들여놓지 않을 수 있을지는 탈레반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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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이상도 / 영상편집: 장동준 / 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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