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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8달 일하고 포기"…채용연계형 인턴 문제없나

[알고보니] "8달 일하고 포기"…채용연계형 인턴 문제없나
입력 2021-08-17 20:44 | 수정 2021-09-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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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기업들 하반기 채용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요즘 모집 공고 보면요.

    이렇게 '채용연계형', '채용전환형' 인턴을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턴으로 일을 시켜보고 뽑겠다는 취지인데요.

    문제는 '채용 갑질 아니냐'는 취업준비생들의 하소연이 늘어간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한번 따져봤습니다.

    28살 A 씨는 재작년 한 광고 대행사에서 '채용전환형 인턴'을 했습니다.

    석달 뒤 평가를 거쳐 정규직 채용하는 조건이었는데, 채용 시점이 연거푸 미뤄지면서 A 씨는 8달을 버티다 그만뒀습니다.

    [A씨/채용형 인턴 경험자]
    "처음에는 3개월 하고 정규직 전환 결정된다고 공고에 써 있었고, 두 번째 (인턴) 연장부터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인턴 5명 중에 최종 채용된 사람은 단 1명이었습니다.

    평가 결과는 그렇다 치고 모든 인턴은 수당 없이 야근과 휴일근무를 했고, 최저임금도 못 받았습니다.

    "인턴을 야근 시키는게 불법으로 알고 있거든요. 불법이 되다 보니까 (시간을) 입력을 못하게 했어요."

    이런 채용형 인턴제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집계를 해봤는데요.

    한 취업포털사이트에 1,000대 기업 채용 공고를 보니, 올들어 채용 연계형 인턴 공고는 557개가 올라왔습니다.

    평균 인턴 기간은 4개월이었습니다.

    그런데, 넉 달 일한 뒤 채용될 가능성 얼마나 될까요.

    한 취업포털 조사에선 약 35%라고 나왔습니다.

    인턴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채용률은 '깜깜이'인 상황.

    [B씨/채용형 인턴 경험자]
    "(정규직 채용) 몇 퍼센트 보장된다고 명시한 회사는 거의 못 봤고요. 채용 연계형 하다 보면 몇 개월을 날리는 셈이잖아요."

    그런데, '채용형 인턴'의 권리를 지켜줄 별도의 규정은 없습니다.

    단기 계약직 신분으로 따질 뿐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인턴 기간을 명시하지 않을 경우, 또, 1년 넘게 일한 인턴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을 경우, 모두 불법입니다.

    최저임금, 주 40시간 근무 조건도 보장해야 합니다.

    문제는 기업들의 꼼수입니다.

    퇴직금 안 주려고 11달 짜리 채용형 인턴까지 나오는 게 현실입니다.

    [박정준 노무사]
    "기업에서 청년들을 도구로 취급을 하니까, 11개월을 고용하다가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든지 하는 폐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민간 기업의 채용과정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누굴, 어떻게 뽑을지는 기업의 자유이긴 합니다.

    하지만 채용형 인턴이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정규직 채용 부담 줄이고, 헐값에 사람을 쓰려 한다는 의구심이 계속된다면, 뭔가 제도적 보완은 필요해 보입니다.

    청년 인턴들이 정규직 전환률이나 평가 기준이라도 공개해달라고 호소하는 이유일 겁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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