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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네 서점'은 왜 지원 제외? 알고 보니 '예스24' 때문

[단독] '동네 서점'은 왜 지원 제외? 알고 보니 '예스24' 때문
입력 2021-08-18 20:19 | 수정 2021-08-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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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다섯 번째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동네 서점 등이 지원에서 제외됐습니다.

    왜 그런가 취재를 해봤는데요.

    업종별 피해를 집계할 때 동네 서점과 대형 온라인 서점을 다 묶어서 집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고등학교 앞에서 서점을 운영 중인 김금자 씨.

    코로나로 학생들의 등교가 중단되면서, 매출이 3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5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김 씨 뿐만 아니라 동네 서점들이 통째로 다 제외됐습니다.

    [김금자/동네 서점 운영]
    "다른 서점도 물어봤어요. 거기도 안 준다네. 거기도 아예 안 팔거든요. 아예 한 권도 안 팔아요."

    5차 재난지원금은 업종 별로 지원 대상을 정했습니다.

    업종 평균 매출이 1년전보다 10% 이상 줄어든 업종들만 추렸습니다.

    세탁소, 사진관, 미용실 등 277개 업종입니다.

    그런데 서점은 왜 빠졌을까?

    서점은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에 속합니다.

    알고보니 이 업종에는 동네 서점들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온라인 서점 1위인 '예스24'도 이 업종에 속합니다.

    예스24의 지난해 매출은 6천130억 원.

    코로나 전보다 오히려 1천억 원 넘게 늘어났습니다.

    예스24 한 곳의 매출은 서적 소매 업종 전체 매출의 4분의 1이나 됩니다.

    코로나로 오히려 특수를 누린 대기업을 동네 서점과 똑같이 분류해 함께 집계한 겁니다.

    정작 업계 1위인 교보문고는 평균 집계에서 빠졌습니다.

    국세청에 서적 소매업이 아니라, 도매업으로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업종 분류 자체도 자의적인 셈입니다.

    서점 뿐만이 아닙니다.

    동네 꽃집, 문구점, 영화제작사.

    모두 코로나로 매출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원 대상에서는 빠졌습니다.

    서점처럼 몇몇 대기업들이 업종 전체의 평균 매출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명자/꽃집 운영]
    "졸업 이런 것도 다 비대면으로 하고 음악회나 연주 이런 것들도 다 소폭으로 줄이고 그러다보니까 타격을 많이 보죠."

    업종 선정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국세청 자료를 받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과 소상공인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 평균을 내다 보니, 사각지대가 생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기부는 업종 평균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매출 감소가 코로나 때문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정부는 5차 재난지원금을 더 넓고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사각지대가 발생하면서, 결국 4차 지원금보다 지원 대상이 100만 명이나 줄어들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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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한재훈/영상편집: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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