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6월 대청호에서 소방 항공대가 수중 직하 훈련을 하다가 대원 두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래 진행되던 훈련 계획보다 세 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게 했기 때문인데, 정작 훈련 지휘관은 현장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책임을 물으라는 요구에도 소방 당국이 꿈쩍하지 않자, 참다못한 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직접 경찰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조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두 사람.
헬기에서 내려온 줄을 부여잡고 간신히 구조되는가 싶더니, 헬기의 하강풍 때문에 뱅글뱅글 공중에서 맴돌다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칩니다.
다시 시도한 끝에 겨우 구조됩니다.
이들은 대전소방본부 소속 항공대원들, 대청호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훈련을 하다 되레 자신들이 사고를 당한 겁니다.
대원 두 명이 크게 다쳤는데, 특히 수중 직하 훈련에 처음 참가한 A 대원은 얼굴을 30곳 넘게 꿰매고,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항공대원 A]
"떨어지는 순간에 '아, 이건 뭔가 좀 평소 (연습)이랑 다르구나'… 피범벅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사고 원인은 간단했습니다.
지난해, 대청호에서 똑같이 진행했던 훈련 모습을 보면, 인명구조 훈련계획에 따라 3에서 5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사고 당시엔 이 계획과 달리 3배가 넘는 상공 10에서 15미터 높이에서 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뛰어들라는 지시는 민간 헬기의 민간인 기장이 내렸습니다.
헬기 정비사가 "고도를 낮춰야 한다"고 얘기했는데도, 기장이 '시끄럽다, 그냥 하라'며 무시했다는 겁니다.
[헬기 탑승 정비사]
"(고도를) 최대한 낮게 해줘야 되는데, 너무 높아가지고 제가 다운(down) 요청을 한 건데…"
그런데, 정작 지휘관인 특수구조단장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
"훈련이 종료되면 격려하고 식사라도 같이 함께 하면서 대화의 시간을… 10시 33분에 출발을 하셔서 현장으로 가시는 도중에, 사고는 약 10시 50분경에 났거든요."
훈련을 계획한 항공대장 역시 사고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
"우리 항공대장님께서는 그 무전기를 수상 안전요원에게 주었습니다. 저희 항공대장님은 휴대전화 카톡으로 (연락했다.)"
소방본부는 민간 헬기 업체에 모든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면서, 지휘관에겐 일반적인 감독 책임만 있을 뿐이라고 결론냈습니다.
이에 반발한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상과 직무유기 혐의로 단장과 항공대장 등 4명을 경찰에 직접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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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최재훈/영상편집:류다예)
뉴스데스크
조재영
"훈련 높이 무시하다 소방관 중상"…현장 지휘관 책임은?
"훈련 높이 무시하다 소방관 중상"…현장 지휘관 책임은?
입력
2021-08-18 20:33
|
수정 2021-08-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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