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해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가해자인 부대 상관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숨진 부사관을 두 달 넘게 무시하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면서 괴롭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소식은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27일, 해군 A상사는 식당에서 손금을 봐준다며 B중사의 손을 만졌습니다.
식당을 나와 복귀할 때는 팔로 목 부위를 감싸 안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주임 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주임 상사는 A상사에 구두로 '행동 주의'만 줬고, 이후 2차 가해가 시작됐습니다.
가해자인 A상사는 피해자인 B중사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무시했습니다.
괴롭힘은 두 달 넘게 이어졌습니다.
B중사는 참다못해 결국 지난 9일 피해 사실을 부대에 정식 신고했고, 그제서야 가해자와 분리될 수 있었습니다.
국방부는 오늘 이같은 조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서욱 국방장관은 2차 가해를 포함해 전 분야를 낱낱이 수사해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욱/국방장관]
"성폭력 예방과 군 내 성폭력 사건 처리 메뉴얼 그리고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하겠다.)"
국방위 의원들은 '2차 가해'와 관련해 군을 집중 질타했습니다.
[김진표/국회 국방위원]
"2차 가해가 일어나게 되면 '도저히 그 조직에서 자기(피해자)는 적응할 수 없고 또 살 수 없다.' 그러니까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태경/국회 국방위원]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현장 지휘관들이 전혀 인식이 없었던 겁니다."
군 출신 한기호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기호/국회 국방위원]
"'복장도 어떻게 해야 한다'(와 같이) 여군들이 숫자가 자꾸 늘어나면서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지금 없다는 거죠. 이것들이 결국은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가 됩니다."
정의당은 성명을 내고 "군내 성폭력의 원인이 여군의 행동과 옷차림에 있다는 성차별적 의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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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송록필/영상편집:김현국)
뉴스데스크
남효정
해군 성폭력 상관, 피해자가 신고하자 '투명인간' 취급
해군 성폭력 상관, 피해자가 신고하자 '투명인간' 취급
입력
2021-08-20 19:56
|
수정 2021-08-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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