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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만이라도 살려주세요"…카불 공항 비극의 '생이별'

"아기만이라도 살려주세요"…카불 공항 비극의 '생이별'
입력 2021-08-20 20:04 | 수정 2021-08-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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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엔 참 가슴 아픈 장면 하나 소개해드려야겠습니다.

    위험한 철조망 너머로 아기가 들려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에서 부모들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며 공항에 있는 미군에게 앞다퉈 아기를 넘겨주고 있는 겁니다.

    2021년에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생이별의 현장을 임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철조망이 둘러진 카불 공항.

    담벼락 아래 몰려 있는 군중 속에서 한 사람이 손을 높이 뻗어 아기를 내밉니다.

    "아기예요, 아기!"

    한 손으로 벽을 잡고 서 있던 미군이 남은 한 손으로 아슬아슬하게 아기를 받아 올립니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철조망 안으로 아기를 던지려던 부모는 끝내 실행에 옮기질 못합니다.

    한 영국군 장교는 "절박한 엄마들이 아기라도 구해 달라며 우리에게 아기를 던졌는데, 몇몇 아기는 철조망에 떨어졌다"며 "모든 부대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습니다.

    총기를 들고 공항 입구를 지키고 선 탈레반들.

    한 손엔 아이를, 다른 손엔 외국 정부의 입국허가증을 들고 줄을 선 여인들은 겁에 잔뜩 질렸습니다.

    최근 탈레반에 합류한 남편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이 여성은 아프간만 아니라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파티마(가명)]
    "내 남편은 테러리스트 탈레반입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기자: 당신과 딸은 어디든 갈 계획입니까?> 어느 나라든 상관없어요."

    수천 명의 인파가 공항으로 몰리면서 대혼란이 빚어지자 군인들이 경고 사격을 하고,

    "모두들 앉아요!"

    최루탄을 쏴 해산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목을 막은 탈레반은 사람들에게 총과 채찍을 휘둘렀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나흘동안 카불공항 안팎에서 최소 40명이 총에 맞거나 인파에 밟혀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아프간에는 아직도 미국인만 최소 1만여 명,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 8만여 명이 남아 있지만, 공항에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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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편집: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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