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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유치할테니 돈 내"…건물주도 약국에 '갑질'

"병원 유치할테니 돈 내"…건물주도 약국에 '갑질'
입력 2021-08-21 20:19 | 수정 2021-08-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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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병원에서 약국을 상대로 지원비를 요구해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뉴스데스크를 통해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그 뒤, 약사회가 전국의 약사들을 상대로 실태 조사를 했는데요.

    '병원 지원비'를 요구하는 건 의사와 브로커뿐 아니라 심지어 부동산 업자와 건물주도 있었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년 전, 서울에서 약국을 처음 연 약사 A 씨는 '병원 지원비'를 요구받았습니다.

    이미 입점해 있던 병원에 나눠주고, 새로 내과를 유치하는 데 쓰겠다는 겁니다.

    지원비를 달라고 한 사람은 '건물주'였습니다.

    [ 건물주]
    "소아과에 1천 플러스 알파를 드려요. 그럼 나머지가 남죠, 돌출 간판이 5백 플러스 알파예요. 그리고 재활의학과 원장님한테 하면은 다 소진돼요."

    건물주는 병원 광고비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건물주(2018년 11월)]
    "우리가 그러면은 소아과 같은 경우나 다른 과(병원) 올 때 약사분이 그러면 광고비를 지원해야 돼요, 어떻게 해요? (약사: 그런 건 처음 들은…)"

    A 씨는 그렇게 현금 9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넉 달 뒤, 건물주는 내과가 들어오기 직전이라며 좀 더 성의를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건물주(2019년 3월)]
    "약국 보조(금) 하나 남았어요, 지금으로선…5천만 원에는 (내과가) 움직이지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더 성의를 보여야지만…"

    불법적인 '지원비'가 오갈 때 약사법에선 의사와 약사만 처벌할 뿐, 건물주나 브로커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A 약사]
    "진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죠. (병원 지원비가) 너무 공공연하니까 이거를 악용을 해서 '약사한테 이 말만 하면 돈이 나오는구나'…"

    대한약사회가 전국의 약사 1천9백7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병원 지원비를 요구한 사람은 브로커와 의사 본인이 각각 60%와 51%로 가장 많았고, 건물주도 13%에 달했습니다.

    약사들이 지원비 상납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보복' 때문입니다.

    의사가 처방전에 쓰는 약물을 고의로 자주 바꿔버리면 약국은 허둥댈 수밖에 없습니다.

    [B 약사]
    "(의사가) 오전에 약을 (처방)내고 그걸 준비해서 오후에 준비가 되면 또 그 약이 아닌 다른 약을 처방을 내고…"

    못 알아듣는 처방전으로 약국을 골탕먹이기도 합니다.

    지역의 한 병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입니다.

    약품명을 그냥 '물약'이라고만 써놨습니다.

    어떤 약품인지 아는 약국만 환자를 손님으로 받게 하는 겁니다.

    [00보건소 관계자]
    "대부분의 약국은 알지 못하는데 그 밑에 있는 약국은 안다면 둘 사이에 어떤 정해진 기호라고 봐야겠죠. 의료법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고요."

    근본적인 문제는 '처방전'을 대가로 지원비를 흥정한다는 점입니다.

    [권혜영/목원대 의생명보건학부 교수]
    "의사는 이제 처방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지는 거니까 과잉 처방을 할 수도 있고, 약사도 거기에 맞는 조제료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거죠. 거기서 이제 환자는 좀 제외되는…"

    고질적인 '병원 지원비' 상납 구조가 환자들의 건강을 해치고, 건강보험 재정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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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최재훈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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