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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폭로' 교사, 복직 첫날 '창고 대기'…"인격권 침해"

'비리폭로' 교사, 복직 첫날 '창고 대기'…"인격권 침해"
입력 2021-08-23 20:35 | 수정 2021-08-2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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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교 비리를 폭로해서 해고를 당했다가 겨우 복직을 한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복직 첫날 머물러야 했던 장소입니다.

    교무실 대신 운동기구나 안 쓰는 물품들이 가득한 창고에 대기를 시킨 건데, 국가 인권위가 내부 고발에 대한 보복성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바닥에 놓인 운동기구와 각종장비들.

    학교 창고인데, 이상하게 학생용 책상과 의자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해임당했던 교사 손모씨가 복직하자, 학교 측이 마련해 준 자리.

    복직을 축하하는 동료 교사들의 화분 선물, 학생들이 놓고 간 간식과 응원 쪽지도 보입니다.

    하루만 머물긴 했지만 학교가 일부러 교무실이 아닌 창고 자리를 준비했다는 게 당사자 손씨와 노조 주장입니다.

    [박삼원 / 광주교사노조 대변인]
    "창고 같은 곳에다 (책상·의자를) 넣고서 거기에서 앉아 있으라고 합니다. (이런 조치는) '인권 침해'다…"

    학교는 왜 손 씨를 창고로 보냈을까.

    지난 2017년 손 씨는 교사 임용과정에서 학교 이사장이 금품을 요구했다고 양심 고백을 했습니다.

    [손 모 씨 / (2020년 9월 27일 '스트레이트')]
    "'5천만 원을 기여금 형식으로 자기한테 주면 자기가 합격 시켜주겠다'라는 말을 제안을 합니다. 끊임없이 제안했죠, '이런 좋은 기회가 없다.'"

    이사장은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개월이 선고됐고, 학교 측은 '업무 수행이 미숙하다'는 이유 등으로 손 씨를 해임했습니다.

    손 씨는 소청심사 끝에 복직했지만 창고 대기 뒤 곧바로 연수를 가야 했고, 지난 3월부터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교무실에 빈자리가 없어, 갑자기 출근한 손씨를 잠시 대기시킨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인권위는 '채용비리를 내부 제보한 데 대한 조치로 보인다'고 일축했습니다.

    또 "공익 제보자에 대한 괴롭힘이자 인권침해"라며 관계자들에게 주의 조치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손씨의 복직 결정에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적 다툼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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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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