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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불 꺼진 도심…"서울이 서울 같지 않다"

밤 9시 불 꺼진 도심…"서울이 서울 같지 않다"
입력 2021-08-26 20:23 | 수정 2021-08-2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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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주부터 식당과 카페 영업이 밤 9시로 한 시간 단축됐죠.

    자영업자들은 한 시간 차이지만 하루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면서 한숨이 더 깊어졌습니다.

    실제로 유동 인구도 줄면서 "서울이 서울 같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밤 9시가 다가오자, 주인이 영업 마감을 알립니다.

    손님들이 불과 10분 사이 모두 빠져나가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조명과 음악도 꺼집니다.

    9시 영업제한 첫날, 이 가게 매출은 5만 9천 원.

    10시까지 영업했던 1주일 전 28만 2천 원에서 반의반 토막 난 겁니다.

    백신 접종자는 최대 4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하루는 아예 매출이 '0원'이었습니다.

    [김여의주/주점 운영]
    "대부분 20~30대 손님들인데, 사실 지금 2030 접종자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잖아요. 큰 실효성은 없다고 보고요."

    지금 시각이 밤 9시를 넘겼는데요.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 식당들은 이미 영업을 마감했고, 거리는 텅 빈 상태입니다.

    그나마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노래방 간판들에 드문드문 불이 켜졌고, 배달 오토바이들만 분주합니다.

    [이상현/손님]
    "좀 더 오래 있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지금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전통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일찌감치 장사를 접은 노점상들에 천막이 덮여있습니다.

    [오상윤/손님]
    "한 시간 차이도 굉장히 커요. 2차를 갈 수 있냐 마냐, 그것도 결정되고 그러니까."

    밤 9시 이후엔 편의점도 취식 금지입니다.

    [박예빈/편의점 손님]
    "야간 시간대 일하시는 분들한테는 어떻게 보면 밤늦게까지 열려있는 편의점만이 유일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일 수 있는데…"

    아르바이트생이 무거운 나무 테이블 세 개를 쓸 수 없게 세워 놓습니다.

    다른 편의점들도 외부 테이블을 아예 밧줄로 묶거나 내부 의자들을 겹쳐놨습니다.

    [조욱제/편의점 운영]
    "(밤 9시~10시 사이) 보통은 2~3 테이블 정도는 꾸준히 (손님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없는 거죠. 지금은 서울 같지 않죠."

    결국 다음 주 폐업을 하는 한 카페.

    주인은 15만 원 넘는 믹서기를 헐값에 팔았고, 가게 앞에 입던 옷가지까지 단돈 3천 원씩에 내놨습니다.

    [권현진/카페 운영]
    "팔 수 있는 건 일단 다 팔고 넘기려고 갖다 놨어요 어쨌든. 한계가 온 것 같아요. 버티고 버티다…"

    길고 고통스런 코로나19 사태는 도심의 풍경도 바꿔놨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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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이주혁, 이관호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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