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폭탄 테러가 발생한 카불 공항의 애비 게이트는 한국에 온 아프간 협력자들이 불과 사흘 전 통과했던 출입구였습니다.
단 며칠 사이, 아프간 현지인들의 운명이 생과 사로 나뉠 정도로 그곳은 긴박합니다.
카불 현장에서 목숨 건 탈출을 이끈 이 사진의 주인공들에게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들어보았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IS의 표적이 된 카불 공항 애비게이트.
아프간 협력자 26명이 불과 사흘 전 이곳을 통해 공항으로 들어갔습니다.
[김일응/주 아프간 공사참사관]
"탈레반이 점령하고 있어서 위험하다고 해서 모이기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애비게이트 두 가지가 그나마 다른 데 비해 낫다고 했고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그날 저녁 IS의 공항 테러 첩보가 들어와서 작전을 더 서두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참사관이 가장 힘든 순간으로 기억하는 건 협력자들을 태운 버스가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할 때..
탈레반이 여행증명서를 문제 삼으면서 버스 안에서 14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김일응/주 아프간 공사참사관]
"덥고, 애들은 울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때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 늦게 도착한 동료를 그는 꼭 끌어안았습니다.
[김일응/주 아프간 공사참사관]
"그다음 날 25일 새벽녘에 버스가 들어오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때 찍은 사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내리는데 14시간 갇혀 있어서 사색이 돼서 내려오는데."
극도로 혼란한 카불 공항에서 보호 임무를 맡았던 공군 특수임무요원 이 모 상사.
신생아 요람을 안전하게 건네받은 순간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이 상사/CCT 공군 특수임무요원]
"생각보다 무거워서. 아이 엄마한테 좀 이제 허락을 구한 다음에 베드 덮개를 열었더니 배드 안에 쌍둥이 신생아가 있더라고요. 제가 네 딸의 아빠거든요. 아기들이 생각이 나가지고…"
'미라클' 작전은 마지막 이륙까지 고비였습니다.
377명을 태우자 수송기 정원을 넘어버린 겁니다.
[이경구 준장/현장 지휘관]
"적재중량이 233톤인데 여유중량이 약 286킬로그램 남았거든요. 만약에 3명만 더 탔으면 뜨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죠."
한국까지 9천km, 어린 아이들이 긴 비행시간을 견딜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습니다.
[이경구 준장/현장 지휘관]
"(급히) 이륙하면 신생아들 고막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늦게 천천히 이륙을 해서 천천히 안전하게 착륙했습니다."
11시간의 긴 비행 끝에 모두 건강하게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 상사/CCT 공군 특수임무요원]
"그 아이들 중에 영어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고. 한국에 가니까 이렇게 좋은 것 같다고 그런 얘기를 또 하더라고요."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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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김재환)
뉴스데스크
남효정
"이틀만 늦었어도"…15시간 버스에 갇힌 채 숨 막힌 탈출
"이틀만 늦었어도"…15시간 버스에 갇힌 채 숨 막힌 탈출
입력
2021-08-27 19:52
|
수정 2021-08-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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