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태풍이 지나간 뒤 연이어 집중 호우가 들이닥친 경북 포항의 한 마을에서는 주택과 농경지까지 모두 물에 잠기면서, 말 그대로 마을이 초토화가 됐습니다.
겨우 힘을 내서 복구 작업에 나서곤 있지만 계속되는 비 소식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김기영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사나운 황톳빛 물살이 다리 난간을 넘어 주택가를 휩쓸고 다닙니다.
앞에 놓인 구조물을 모두 집어 삼킬듯한 기셉니다.
태풍 오마이스가 소멸된 지난 24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의 모습입니다.
급류가 휩쓸고 간 뒤 마을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사과밭은 자갈밭이 됐고, 추석 대목에 내다 팔 사과는 나무째 떠내려갔습니다.
[최태자/포항시 죽장면]
"사과 올해 것은 한 해 농사 안 지은 셈 치지만, 사과나무가 쓰러져서 다 죽으니까 안타깝지요."
차도 잃고, 농기계도 떠내려 보낸 농민은 망연자실합니다.
[김경국/포항시 죽장면]
"2~3시간 만에 이런 일이 닥쳐서 싹 쓸어 가버리니까, 농기구까지 다 떠내려가서 황당한 일입니다."
겨우 힘을 내 복구에 나서 보지만, 또다시 비가 올 거라는 소식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박정재/포항시 죽장면]
"올해 가을장마가 생겨 가지고, 복구도 안 되고 사람 마음만 상하고… 미치겠습니다."
높은 곳에 지어져 지금껏 수해라고는 겪어보지 않았던 학교지만 이번엔 교실 안까지 수마가 할퀴고 갔습니다.
떠내려온 자갈 때문에 이 하천 바닥이 제방 높이까지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또 태풍이 오면 하천 기능을 하지 못해 다시 수해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강덕/포항시장]
"(추석 전·후에) 2~3개의 태풍이 오는 것을 감안하면 신속한 복구와 재정 지원을 위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긴급 복구 인력이 도로와 하천 전기 등 공공부문에 집중되다 보니, 물에 잠겼던 주택과 농경지는 아직 손도 못 쓰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김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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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조현근/포항)
뉴스데스크
김기영
태풍 지나가자 연이은 집중호우…자갈밭 된 사과밭
태풍 지나가자 연이은 집중호우…자갈밭 된 사과밭
입력
2021-08-2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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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8-2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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